칼로리 걱정 않고 단맛 즐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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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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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DB]

설탕이 건강에 해롭다는 건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단맛을 끊기는 쉽지 않다. 오래 전부터 식음료 제조사들이 달콤하면서도 칼로리 없는 설탕 대용품을 모색해온 이유다.

설탕 대용품 스테비아에서 쓴맛 없애는 방법 찾아 실용화 눈앞

스테비아는 그중 가장 최근의 그리고 최고의 대용품이다. 파라과이와 브라질에서 자라는 ‘스테비아 리바우디아나’라는 잎 많은 녹색 식물에서 얻는다. 원산지에선 수세기 전부터 감미제뿐 아니라 전통 치료제로도 사용돼 왔다. 화상·배앓이·위장질환뿐 아니라 피임약으로도 효과가 있었다. 이 식물의 잎에 함유된 스테비올 배당체라는 화합물은 각설탕(자당)보다 200~400배 더 단맛을 낸다. 하지만 스테비아는 자당과 달리 섭취해도 혈당치가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 칼로리나 탄수화물을 수반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현지인 말로 이 ‘캔디 잎’에는 큰 단점이 있다. 뒷맛이 쓰다는 점이다. 소량일 때는 아무 문제없지만 다량일 때는 단맛을 모두 상쇄해버릴 수 있다. 일례로 코카콜라가 스테비아 기반 청량음료를 개발하려 했을 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결국 ‘라이프’로 만족해야 했다. 약간의 스테비아뿐 아니라 코카콜라에서 소비자가 기대하는 단맛을 유지할 만큼 사탕수수당을 함께 넣은 혼합 음료다. 코카콜라 라이프 한 캔 열량이 코크 클래식보다 불과 50칼로리 정도 적은 까닭이다.

그러나 최근 스테비아에서 이 쓴맛의 핸디캡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존 빈 테크놀로지스의 식품 공학자인 사미리드 무드갈 그리고 코넬대학 ‘국제작물잡초정원’ 연구팀의 개가다. 연구팀은 먼저 스테비아에서 사람 혓바닥의 쓴맛 수용체를 자극하는 부위를 분리해 냈다.

그 다음 연구팀은 그 화합물이 쓴맛을 만들어내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쓴맛 수용체가 스테비올 배당체의 쓴맛 화합물에 물리적으로 결합하지 못하도록 하는 천연 단백질을 스테비아에 추가했다. 그 뒤 오렌지 주스 실험에서 새로 유전자 조작된 스테비아를 성공적으로 테스트했다. 그 결과가 지난 10월 학술지 ‘식품 화학’에 발표됐다.

2년 뒤에는 청량음료에도

첨가당은 일반적인 미국인의 하루 식단에 350칼로리 정도를 추가한다. 또한 미국에 비만 유행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34.9%가 비만이다. 2~18세의 전체 아동과 청소년 중 17%도 마찬가지다. 비만이 되면 상당수 만성 건강이상 위험도 높아진다. 심장병·뇌졸중·특정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따라서 칼로리 없는 설탕 대용품의 발견은 공중보건에서 게임의 법칙을 바꿀 수 있다.

“그들이 쓴맛의 수수께끼를 푼 듯하다”고 비영리소비자운동단체 ‘공익과학센터’의 선임 과학자 리자 레퍼츠는 말한다. “미국인은 설탕을 너무 많이 먹는다. 이는 심각한 문제이며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우리는 아스파탐과 아세설팜칼륨 등 설탕 대신 사용하는 인공 감미료 일부는 삼가라고 소비자에게 권한다. 이 같은 저칼로리 제품으로 바꾸게 되면 상당한 발전이 될 듯하다.”

스테비아는 이미 뜨는 과정에 있었다. 유전자 변경 전부터 컨설팅 업체 제니스 인터내셔널은 매출액이 2013년 3억400만 달러에서 2016년에는 4억900만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이젠 쓴맛이 제거됐으니 음료업계뿐 아니라 각종 식품 제조사들도 감미료에 관한 한 스테비아를 ‘새로운 현실’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연구팀은 예상한다. 스테비아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대체로 안전하다고 인정”되기 때문에 시장 출시도 비교적 빠를 전망이다. 2년 정도 뒤에는 청량음료에 첨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식품 공학자 무드갈은 말한다.

글=사만다 올슨 기자
번역=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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