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조계사 신도회 “6일까지 참을 것”…“잘 견디겠다” 눌러앉은 한상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기사 이미지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오후 관음전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고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조계사 신도회는 한 위원장의 조계사 은신을 6일까지 참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조계사 신도회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조계사 은신을 6일까지 참겠다”고 밝혔다.

 조계사 신도회는 1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16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회의를 연 뒤 이같이 말했다. 이세용 종무실장은 “회의에서 여러 신도들 간에 의견이 대립했지만 앞으로 5~6일 정도 더 참기로 했다”며 “조계사가 하루빨리 신행생활의 청정도량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 전에라도 한 위원장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지도부는 “부처님 자비의 마음을 보여주신 조계사 신도들께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이영주 사무총장은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는 신도회 회의 내용에 대해 심사숙고할 것이며, 5일 민중총궐기가 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일부 신도들이 관음전에 들어가 한 위원장을 끌어내려고 한 것과 관련해 “조계사는 폭력사태에 대해 진상규명을 하고 사과해 주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노총 기자회견 직후 2분여간 창문을 열어 고개를 밖으로 내밀고 손을 흔들었다. 한 위원장은 “잘 견디겠습니다”고 외친 뒤 “12월 5일, 이대로는 못살겠다는 많은 민중이 올라온다. 이 목소리를 정부는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과 조계사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저녁 식음을 전폐했다가 1일 다시 식사를 재개했다고 한다.

 오는 5일로 예정된 ‘제2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준비 중인 ‘백남기 범국민대책위’(범대위)는 이날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범대위는 기자회견에서 “12월 5일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국민과 함께 국가 폭력을 규탄하는 자리를 반드시 열어낼 것”이라고 했다. 범대위는 서울행정법원에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경찰버스를 부순 진보성향 단체 소속 김모(여)씨와 한 위원장의 사수대로 경찰의 검거 시도를 방해한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이모씨 등 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2일 부산본부 총파업 결의대회 참가자 2000여 명 전원이 복면과 가면을 쓰겠다”고 예고했다. ‘복면 방지법’ 도입 등을 규탄하는 취지에서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지난달 30일에도 30여 명이 가면을 쓴 채 기자회견을 했다.

글=조혜경 기자, 부산=위성욱 기자 wiselie@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