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준지 이탈리아 무대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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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준지(Junn.J)’가 내년 1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는 가을ㆍ겨울 시즌 ‘피티 워모’ 무대에 선다.

삼성물산은 30일 서울 청담동 비이커 청담플래그십스토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준지가 피티 워모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초청받았다고 밝혔다. 준지 디자이너인 정준욱 상무는 “10년 전 디올의 수장 라프시몬스가 게스트 디자이너로 열었던 쇼를 보며 컬렉션을 꿈꿨는데 현실이 됐다”며 “피티 워모는 남성복의 중심인 만큼 이를 계기로 준지의 해외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피티 워모는 1972년 이탈리아의 민간 패션 기구 CFMI에서 출범한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복 박람회다. 매년 1월과 6월에 열리고 1000여개 브랜드와 4만여명의 패션 관계자가 참가한다. 특히 2012년 발렌티노(Valentino), 2013년 겐조(Kenzo), 지난해 디젤(Diesel Black Gold) 등 매년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를 초청해 컬렉션 쇼를 선보이는데, 준지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초청장을 받았다.

준지는 정욱준 디자이너가 2007년 자신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남성복 브랜드이다. 프랑스 파리 컬렉션에 총 18회 참가해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준지는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홍콩 등 30여개국의 100여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트렌치 코트, 라이더 재킷, 청바지처럼 널리 알려진 옷을 독특하게 재해석하는 것이 준지의 매력으로 꼽힌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준지의 이런 콘셉트를 ‘클래식의 전환’이라 소개하며, 그를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로 선정하기도 했다. 샤넬의 수석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가 매장에 진열된 준지 옷을 싹쓸이해 사입으면서 준지는 더 유명세를 탔다.

지난 2012년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합류한 준지는 해마다 매출이 5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단독매장을 포함한 300개국 매장에 입점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 상무는 “여성복,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하는 ‘준지 하우스’를 만들고 싶다”며 “100년, 200년 영원히 지속될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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