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홍준표·이재오·김문수 … 간판급 된 ‘YS 키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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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左), 홍준표(右)

24일 홍준표 경남지사가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았다. 그는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국가 개혁을 많이 하신 분인데 외환위기 때 국민들이 비난해 가슴이 아팠다”며 “(YS가) 새롭게 재조명 됐으면 한다. 이제 산업화·민주화 세력이 더 이상 다투지 말고 선진강국으로 가는 데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경남도청 앞에 조문소를 설치하고 가장 먼저 분향했던 홍 지사가 서울 빈소를 또 찾은 건 YS와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홍 지사는 1996년 15대 총선 때 신한국당(새누리당의 전신)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이른바 ‘개혁공천’을 받은 ‘YS 키즈’다. 그는 야당에서도 러브콜을 받았지만 “문민정부의 사정검사가 야당에 갈 수 있느냐”는 YS 측의 집요한 설득에 여당행을 결심했다. 새누리당 내에선 “15대 공천 때만 같아라”는 말이 있다. 당시 YS가 저돌적으로 영입했던 정치 신인들이 현재 한국 정치의 간판급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15대 총선 때 YS 신한국당서 공천
이완구·정의화·맹형규 등도 발탁
새누리당내 “그때 공천만 같아라”

 YS 빈소에서 상주 역할을 자처하며 빈소를 지키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그때 처음 배지를 달았다. 국가의전 서열 2위인 의사 출신 정의화 국회의장도 이때 발탁됐다. 국무총리를 지낸 이완구 의원은 15대 총선 당시 충남에서 당선된 유일한 신한국당 후보였다. ‘31세 총경’ 출신으로 잘나가던 그에게 YS가 정치를 권했다. 재야·민중당 출신의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YS의 고향·고교(경남고) 후배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때 국회에 입성했다.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안상수 창원시장, 권철현 전 주일대사도 마찬가지다.

15대 공천과 관련해 YS는 회고록에서 “강삼재 신한국당 총장과 청와대 이원종 정무수석이 공천의 실무 작업을 맡았고, 나는 강 총장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직접 만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로 보고받았다. 한 사람 한 사람씩 놓고 최종 결정을 해갔다”고 했다. 또 “개혁적인 참신한 인재들이 국회에 들어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주길 기대했다”고 썼다.

 ◆이기택 “커다란 공을 세운 분”=YS가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처럼 빈소는 24일도 ‘화합과 통합’의 현장이었다. 90년 3당 합당에 반대해 꼬마민주당을 차렸던 이기택 전 총재는 “대한민국 민주화에 커다란 공을 세운 분이다. 저세상에서도 나라 잘되길 지도하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이가영·위문희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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