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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KDI·코트라 … 미얀마 롤모델은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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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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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역사적 총선(8일) 이후 2주가 흘렀다. 현장에서 총선을 지켜본 이백순(사진) 주 미얀마 대사는 야당의 승인(勝因)으로 “아웅산 수지 여사의 후광과 군부 종식을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힘”을 꼽았다. 이 대사는 특히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SNS 트래픽이 늘고 있는 나라가 미얀마”라며 사회의 변화상을 소개했다. 전날 아웅산 수지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를 만난 이 대사를 20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백순 주 미얀마 대사

 -이번 선거가 왜 주목받았나.

 “미얀마가 민주주의로 넘어가는 터닝포인트였다. 또 테인 세인 대통령 시절부터 개혁개방이 진행되며 미얀마가 새로운 생산거점이 됐기 때문이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수지 여사가 세계 민주주의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으며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졌다.”

 -미·중의 구애를 받 는 점이 한국과 비슷하다.

 “한국과 미얀마는 지정학적으로 비슷하다. 큰 세력싸움(Great Power Game)의 중심에 있다. 미얀마는 중국, 즉 대륙세력과 미국과 일본으로 대표되는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지점에 있다. 중국은 미얀마와 가장 긴 국경을 맞댄 국가로 미얀마인들은 경계하면서도 협력해야 하는 존재로 여긴다. 반면 해양세력이 필요는 하지만 ‘먼 곳의 물로 가까운 곳의 불을 끄기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미얀마의 선택은.

 “균형외교를 고민할 것이다. 비동맹국가 창설국 중 하나로 외교 정책 속에 중립적인 노선 유지라는 전통이 있다. 수지 여사가 민주주의, 인권 등 서방적 가치를 가졌으니 그런 가치가 접합된 균형외교를 추진하려고 하는 것 같다.”

 - 선거결과가 동남아 전체에 영향을 미칠까.

 “동남아의 평균적 수준을 따라오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여겼지만 한 번의 총선으로 급격한 민주화의 흐름을 타고 있다. 주변국 입장에서는 이번 선거가 자국민들에게 자극과 열망, 일종의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미얀마도 한국식 경제 모델에 관심이 많다.

 “새마을 운동부터 정부운영방식까지 경제부분에서는 한국이 롤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한국개발연구원(KDI)처럼 MDI를 추진하고 코트라를 참고해 미얀트라를 만들고 있다. 수지 대표도 한국식 발전 모델에 관심이 있다. 내년 새 정부 출범 후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한층 양국관계가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본다.”

 -미얀마모델이 향후 북한에 시사하는 바는.

 "정치분야에서는 양국 차이가 크다. 하지만 경제사회 측면에서 군부에 집중된 경제사회 권력을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참고가 될 수 있다. ”

양곤=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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