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제주 청소년 비만율이 전국 1위인 까닭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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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도 측정을 위해 줄자로 배 둘레를 재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제주는 청소년 비만율 전국 1위를 달리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제주지역 중1~고3 청소년 비만율은 2013년 13.7%, 지난해 13%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전국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과체중 비율(6.7%)도 전국 1위다. 왜 하필 제주에서 비만율이 높을까. 그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대기고 홍연주 보건교사를 만났다.

제주의 청소년 비만율이 높은 이유는

청소년 비만의 대부분은 단순성 비만이다. 너무 많이 먹는 것에 비해 활동량이 적어 몸이 소비하는 열량이 줄어든 게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서구화된 식습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에 너무 많이 노출된 게 청소년 비만의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주 5일 이상 아침식사 결식률은 제주가 29.7%로, 전국 16개 지자체 중 전남(30.4%), 전북(30.1%)에 이어 결식률 3위를 차지했다..

주 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2013년까지만 해도 1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나, 2014년에는 14.1%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청소년 비만율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주 5일 이상 과일 섭취율은 20.9%, 1일 1회 이상 채소 섭취율 역시 12.1%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아직 건강한 식습관을 찾았다고 말하긴 어려운 상태인 셈이다.

더불어 활동량 감소도 그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제주도 내 고교 체육시간은 N고·O고 등이 일주일에 두 번, D고·S고·J여고·S여고 등은 한 번에 불과하다. 홍 교사는 “비평준화 지역인 제주도에선 중학교 때부터 시내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밖에서 활동하는 시간보다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 비만율이 높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제주지역 신체활동 실천율은 37.5%로 전국 16개 시도 중 7번째로 나타났다.

덜 알려진 청소년 비만의 심각성

청소년기의 비만은 심각한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칫 대인관계 기피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15살 미만 청소년의 비만은 40% 이상, 청소년기의 비만은 70% 이상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비만은 다리와 척추에 무리를 주어 관절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홍 교사는 “정상체중인 학생들은 외상 때문에 보건실을 방문하는 반면, 비만인 학생들의 경우는 대체로 머리가 아프거나, 소화불량, 속쓰림을 호소하거나 가스로 인한 복부팽만으로 보건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비만 청소년은 보건실을 찾는 이유도 여느 학생과 다른 것이다.

비만 치료의 핵심은 운동요법

홍 교사는 “청소년들에게는 특별한 다이어트나 약물치료 보다 인스턴트식품이나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길러 장기적으로 몸무게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체중 감량을 위해 식이요법만 사용하면 외형상 날씬해지기는 하지만 안정 상태의 에너지 소비량이 감소하여 조금만 먹어도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오거나 더 불어나는 요요현상을 유발하게 되므로, 식이요법뿐만 아니라 운동요법을 같이 시행해야 한다. 장기간 지속적인 운동을 하며, 1주일에 3일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 교사는 “비만치료에는 스스로의 결심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청소년의 의지를 북돋아 주는 주위의 노력도 필요하므로 부모님이 함께 비만 치료에 노력해주는 것도 좋다”고 당부했다.

글=오승헌(대기고 2)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아라지부

도움=이경희 기자, 김성희 칼럼니스트(전 중앙일보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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