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16년 한국증시, 3가지에 주목하라

중앙일보

입력

 
올해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 형태와 흐름을 같이했다.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보인 코스피 시장은 6월 이후 급락하며 출렁였다. 외국인 투자 흐름도 이와 비슷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국내 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5개월만인 지난달에 상장주식 6000억원, 상장채권 1000억원 순투자로 전환했다. 국내증시도 지난달 코스피 지수 2000선을 회복하며 비교적 순항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외국인 투자 흐름이 2016년 국내 증시에서 3가지 중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보다는 유입과 유출이 반복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캐리트레이딩 때문이다. 캐리트레이딩은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조달해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걸 말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한국 등 신흥국 증시로 외국인의 캐리트레이딩 자금이 흘러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과 유럽의 경우 내년에도 지속적인 통화완화를 할 것으로 보여 캐리트레이딩이 기대되지만 미국계 자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캐리트레이딩 수익을 얻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배당 증가, 원화 강세 등 캐리트레이딩에 긍정적인 변수가 나타나면 외국인의 매수세는 강화될 수 있다”면서도 “내년 6월1일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지수) 신흥국 지수에 중국 기업이 대거 편입된다면 한국에 있던 자금이 중국 증시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외국인 투자와 비슷한 코스피 지수 변화

기사 이미지

[자료 한국투자증권]

두 번째와 세 번째 변수인 퇴직연금과 공·사모펀드에 대해선 긍정적 요인으로 봤다. 그는 “지난해 100조원을 돌파한 퇴직연금은 규모만 보더라도 국민연금 다음 가는 큰 손”이라며 “확정 기여형 퇴직연금(DC)·개인형퇴직연금(IRP)의 원리금 비보장자산 총투자한도가 70%로 상향되고, 개별 원리금 비보장자산의 투자한도가 폐지되면서 막대한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현재 퇴직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은 전체 자산의 1%에 불과하기에 향후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기사 이미지

[자료 금융감독원·고용노동부·한국투자증권]

◇공모·사모펀드 개수

기사 이미지

[자료 금융투자협회·한국투자증권]

공·사모펀드 규제 완화도 투자 환경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모펀드는 지난 5년간 주식시장이 출렁일 때 간헐적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됐을 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선 투자자의 신규 펀드가입을 막아왔던 중도환매수수료를 폐지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사모펀드 규제 완화도 시중 부동자금 유입에 유리할 수 있다.

김대준 연구원은 “펀드시장에서 사모펀드 인기는 공모펀드를 능가했다”며 “사모펀드 운영하는 집합투자업자의 시장 진입 방식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뀐 점은 투자금 유입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