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 개발 걸림돌 변전소 이전 문제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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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가 삼성동 옛 한전부지 내 삼성변전소의 이전·증축 신청을 다음주 중 허가한다고 12일 밝혔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이날 “2021년 완공 예정인 한전부지 내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GBC에 들어설 105층(526m) 높이의 현대차그룹 신사옥 조성 사업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현대차 105층 사옥 신축 탄력

 한전 별관 지하 1~2층에 있는 삼성변전소는 3924m²(1187평) 규모로 축구장 절반이 조금 넘는 크기다. 이 일대의 주택·병원 등 6035가구의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데다 각종 설비 철거에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GBC 착공의 걸림돌로 여겨졌다. 현대차는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지난 6월부터 허가권을 가진 강남구에 이전을 요구했지만 잇따라 반려됐다. “해당 부지의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이전을 허가해줄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일각에선 1조7000억원 규모의 현대차 공공기여금을 놓고 서울시와 갈등 중인 강남구가 ‘협상카드’로 활용한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공공기여금을 잠실종합운동장 리모델링에 쓰겠다는 서울시와 달리 강남구는 이 돈을 영동대로 ‘원샷개발’(지하공간 통합개발)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264조원의 공공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GBC 조성 사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전소는 부지 내 가장자리로 옮겨져 지하 4층 규모로 증축된다. 이전 및 증축비용(250억원 추산)은 현대차와 한전이 공동 부담한다. 권해윤 서울시 동남권공공개발추진단장은 “이전 작업이 마무리되는 2017년 초엔 GBC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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