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떴다! 특성화학과 ①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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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특성화학과 ①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대학마다 밀어주는 전략 학과가 있다. 최신 유행을 이끄는 ‘신상’인 셈이다. 최근엔 이러한 학과들이 ‘특성화학과’로 불린다. 학교가 밀어주면 뭐가 좋냐고? 부모가 유독 밀어주는 자식은 뭐가 좋냐는 질문과 같다. 아낌없는 물질적 공세(장학금)와 관심(홍보), 미래보장(취업지원)까지 풀코스 구성이 따라오는 이들 학과의 단점은 대부분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판단할 만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TONG이 대학별 특성화학과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첫 번째 학과는 중앙대 산업보안학과다.

한눈에 보는 학과 정보

이름은? 중앙대 산업보안학과(경영경제대학)
왜 생겼지? 창의융합형 산업보안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언제? 2015년
뭘 배워? 경영학·법학·심리학·컴퓨터공학 융합 커리큘럼
졸업 후 어디 가? 정부출연연구소(한국인터넷진흥원, 금융보안연구원, 국가보안연구소), 기업체 산업보안 관리자
어떻게 뽑아? 2016년 정시전형 수능 100%
어떻게 밀어줘? 4년 전액 장학금 지원 ①수시전형 합격자 수능성적 상위 50% ②정시전형 합격자 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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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과 통하다 – 박소영(중앙대 산업보안학과 1)

살아있는 학문을 배운다는 것

이곳에 입학하기 전, 다른 대학 경제학과를 2년간 다녔다. 적성에도 맞지 않아 방황했지만, 가장 괴로웠던 말은 “지금 이거 배워도 아무 쓸모없다”는 교수님의 얘기였다. 대체 쓸모없는 이론을 나는 왜 배우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산업보안학과의 수업은 다르다. 우리는 늘 지금 바로 쓰이는 공부를 한다. 전공교재 『산업보안학』을 들여다 보면, 개념부터 물리적·기술적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경영·경제·법·심리·IT영역이 융합, 교차돼 상세히 기술돼 있다. 우리는 늘 최신 이슈를 알아야 하고, 배운 만큼 쓸 수 있어야 한다. 이 사실이 내 가슴을 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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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시간표. 6과목을 고를 수 있지만 학교에서 이미 지정한 전공과목이 4개다(왼쪽 사진). 2주에 한번씩 교내외에서 전공 관련 세미나가 열린다.]

전공 4과목이 필수인 빡빡한 시간표

1학년 1학기 시간표는 대학의 낭만을 찾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었다. 총 6과목 중 4과목이 전공필수로 고정돼 있어서다. 융합전공 특성답게 경영과 IT, 법학과 산업보안 학문을 전체적으로 훑어본 느낌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과목을 심화해 듣게 되는 방식이다. 조별과제가 매우 많다. 전공당 1개씩은 필수라 매 학기 팀플레이가 4개씩 예약된 셈이다. 약 2주에 한 번 세미나와 학술대회, 전문가 초청 강연에 반드시 참여하는 것도 특징이다. 얼마 전엔 국회 정책 토론회에 다녀왔다. 구글코리아나 인재개발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의 실무자들이 학교에 찾아오는 전문가 초청 강연도 진로 방향을 세우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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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과목과 통하다 – 장항배 교수 ‘비즈니스 정보시스템’

기존 공과대학에서 배우는 정보시스템 과목은 정보시스템 자체에 대한 지식을 가르칩니다. 예를 들어, 어떠한 방법으로 정보를 받아들여 중앙처리장치에 보내는지, 중앙처리장치는 정보를 어떠한 방법으로 연산(사칙연산, 참/거짓 등을 처리하는 논리연산)을 진행하는지, 연산된 결과는 어디에 저장하고, 내보내는지에 대한 관련지식을 가르치죠.

반면 우리 학과의 ‘비즈니스 정보시스템’ 과목은 비즈니스 흐름 상에서 정보시스템을 바라봅니다. 정보시스템 자체뿐만 아니라, 정보시스템 활용에도 중점을 두고 가르치죠. 학생들은 기업의 원부자재 구매나, 생산공정, 판매 및 고객관리를 위한 정보시스템은 각각 어떠한 모습을 갖추어야 하는지 등를 배웁니다. 실무에서 곧장 활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죠.

정보보호에 대한 접근 방식도 다릅니다. 기존 공대에서는 정보 암호화, 접근 통제 등 정보시스템 자체에 대한 보안을 깊게 연구합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제한된 돈·시간·인력으로 보유한 모든 정보시스템에 보안 자물쇠를 채우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선별적으로 적용합니다. 이에 ‘비즈니스 정보 시스템’ 과목에서는 정보시스템을 활용한 가치사슬(Value Chain) 분석과 구축방법 및 전략을 배웁니다. 기업 규모나 업종별로 중요한 정보시스템을 식별하는 방법 및 안전한 보호법까지 연구하는 겁니다.

입시전문가와 통하다-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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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학년도에 개설한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는 국내외적으로 정보보안전문가 육성이 시급한 이때, 전문 정보보안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한 특성화학과다. 경영경제대학 내에 있으며 유무형 산업자산보안 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경영학·법학·심리학·컴퓨터공학 융합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커리큘럼면에서는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등과 궤를 같이한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4년 전액 장학금을 비롯해 공공기관·기업·연구기관과 취업이 연계되는 등 다양한 혜택이 있어, 취업을 우선으로 고려하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에게 관심이 높다.

정시 모집에서는 20명(인문 10, 자연 10)을 가군에서 수능 100%로 선발한다. 지난해에는 정시 가군에서 9명을 선발하면서 약 6;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학교 발표 입시결과를 보면 매우 높게 형성되었는데 대략 고려·연세·서강·성균관·한양대 등의 상위권학과들과 성적대가 비슷했다. 특히 인문계열 수험생의 경우,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이 불투명한 시대에 상대적으로 취업에 유리하다는 면에서 우수한 수험생들이 몰리고 있다.

※ 박소영씨가 제출한 실제 자기소개서

Q. 산업보안학과에 지원하려는 이유와 이 분야에 대해서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

제가 산업보안학과를 알게 된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전부터 중국으로 유출되는 기술에 대한 뉴스 등을 보면서 이런 산업보안에 대한 관심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 김진명 장편소설인 『삼성 컨스피러시』라는 책인데, 삼성을 둘러싸고 생긴 음모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기업 간의 세력다툼 등이 나오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산업보안 등을 다루며, 반도체 산업을 기반으로 더 혁신적인 기술로 세계 시장을 제패하기 위해 그 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하면서 기업들이 서로 경쟁기업들의 기술발전 상태를 확인하려 스파이를 파견하는 등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과학기술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면서 새로운 기술이 발견되면 기존 기술이 퇴보하게 되고 시장에서 퇴출되기 때문에 국가간·기업간 기술발전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경쟁 상대의 기술수준에 대한 견제가 빈번히 일어나는 오늘날, 산업보안은 단순히 보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누군가의 무엇을 지켜준다’의 보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경쟁력 지키기’의 산업보안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중앙대에서 신설학과로 산업보안학과가 생긴다는 말을 듣고 찾아보았는데, 경영,경제·법학·심리학·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분야를 배우는 점과 함께 특별 프로그램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지원 사업으로 설립된 ‘산업보안 연구센터’에서 학부 연구생으로 산학연계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등의 기회가 매력적으로 느껴져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경제학과에 2학년으로 재학 중이지만, 제가 관심을 갖고 원하던 분야에 지원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에 제가 2년 동안 보낸 시간들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제가 경제학도로써 이미 경제 분야에 대해 배웠다는 것이 산업보안학과에 합격해 교육과정을 진행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심의 연장으로, 지난 5월에 열린 열린 제4회 국제 지식재산권·산업보안 컨퍼런스에 참여해 한중일 각국의 지식재산 보호 현황 및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듣기도 하였습니다. 또, 산업보안 자체가 여러 학문을 통합하여 배우기 때문에 심리학과와 법학과 강의도 대학 내에서 청강하며 기초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산업보안은 21세기 가장 큰 사업 중에 하나이며,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적재산권이 보호되고, 새로운 기술들이 유출되지 않아 그 투자가 장려되어 더 나은 경지의 발달을 이룩해 우리의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역사를 남기는데 도움이 되고 싶고, 전국에 몇 개 없는 학과인 만큼 그 선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거창하게 보이지만 이루고 싶은 그 계획의 첫 단계로 기초부터 배우고 싶어 산업보안학과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글=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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