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948년 건국절’ 표현 … 역사교과서에 안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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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정 역사 교과서에서 1948년 8월 15일은 ‘건국절(일)’로 기술되지 않는다. 대신 현재 검정교과서에서 쓰인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란 표현은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뀐다.

교육부, 역사학계 반발 고려
‘대한민국 정부 수립’ 문구는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꾸기로

 교육부 관계자는 “역사 학계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건국 관련 내용을 이같이 정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이달 중 확정되는 국사편찬위원회(국편)의 편찬 기준 심의 때 반영하겠다”고 5일 말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임시정부와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의 관계를 정부가 나서서 명료하게 해야 한다”며 교육부에 결정을 내려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현행 교과서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건국 시기가 언제인지 명확히 언급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보수 성향의 뉴라이트 계열 역사학자들은 “대한민국은 왜 건국절이 없느냐”고 비판했다. 황교안 총리도 지난 3일 담화에서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북한은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으로 기술해 북한이 정통성 있는 것처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대한민국 수립이란 표현은 사용하면서도 건국절은 명기하지 않기로 한 것은 새 교과서에 대한 역사학계 내부의 반발을 고려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국경일이나 정부기념일에 대한 법령이 있는 상황에서 ‘건국절’이란 용어를 근거 없이 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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