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폰' 손현주, "세 번 연속 스릴러물…다음엔 말랑말랑한 작품 원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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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현주가 꽤 그럴싸하게 스릴러 3부작을 완성했다.

'숨바꼭질(13)'·'악의 연대기(15)'에 이어 또 다른 스릴러물 '더폰(김봉주 감독)'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2일 개봉한 '더폰'은 개봉 첫 주 내내 일일 박스 오피스(영화진흥위원회)에서 부동의 1위를 했다. 개봉 2주차에도 박스 오피스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더폰'은 변호사 손현주(고동호)가 1년 전 살해당한 아내에게 어느 날 전화를 받은 뒤 아내가 살해 당하지 않도록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린다. 손현주가 극 중 아내가 왜 의문의 살해를 당했고, 아내를 죽인 범인이 누군지 밝혀내는 과정에선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액션부터 디테일한 감정 연기까지 어느 하나 놓친 것도 없다. 아내가 살해당하지 않도록 사건의 숨겨진 이면을 찾아나서고 범인과 대치하는 장면에서 그려내는 각종 액션신과 표정 연기는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숨바꼭질'·'악의 연대기'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으로 손현주 표 스릴러 3부작을 완성했다. "어떻게 하다보니 3작품 연속으로 스릴러물을 하게 됐습니다. 평소 로맨틱코미디물도 많이 보는 편이지만, 사투를 벌이고 살아나는 스토리도 좋아합니다. 희망과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동시에 긴장감이 넘치는 작품을 좋아합니다. 그렇다보니 스릴러물을 의도치 않게 자꾸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손현주는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문장을 '습니다' 또는 '합니다'로 끝내며, 차분하게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촬영 중 손톱이 빠지는 등 부상 당한 얘기를 할 때도 "제가 좋아서 선택한 영화인데 다쳤다고 누구 탓을 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그냥 회복하면 됩니다"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침착하게 말했다.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나요.
"제가 맡은 고동호는 잘 나가는 변호사죠. 그런데 아내가 의문의 살해를 당합니다. 이후 혼자 딸을 키우며 살아가는데 어느 날 1년 전 살해당한 아내에게 전화가 옵니다. 이 설정을 보자마자 어떻게 이야기를 펼쳐낼지 굉장히 궁금증이 많이 들었습니다. 한국적인 SF 타임스립이라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런 소재의 영화를 한 번 쯤 해보고 싶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는 장면을 찍는데 이게 얼마나 자연스럽게 영화에 끌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있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김봉주 감독과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영화감독의 복귀나 입봉을 돕는 아이콘이죠. 이번 '더폰'도 김봉주 감독의 입봉작이죠.
"하하하. 어떻게 하다보니 그렇네요. 대한민국에서 감독을 준비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지금도 시나리오 작업을 계속 하는 분도 있고, 제 대학 동기 중에 30년 동안 영화 입봉만 준비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감독으로 데뷔하는 건 로또 당첨되는 것 보다 더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신인감독의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한 번 더 눈여겨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인감독님의 참신성과 치열함이 글에 드러나면 그 점이 좋아서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김봉주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굉장히 꼼꼼하고 섬세한 분입니다. 작품을 함께하는 동안 좋았고, 그래서 '더폰'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더폰'은 6개월 이상 촬영했고 1년 이상 기다려고 개봉한 작품입니다. 손해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액션 신이 꽤 많은데.
"액션 합을 짜는데 무술 감독님이 제가 무슨 무술인인냥 연습을 시키더라고요. 영화 '아저씨'의 무술 감독을 했던 분인데 액션 합을 짜는데 진짜 힘들었습니다. 이번 영화의 액션이 더 힘들었던 건 고동호가 깡패나 경찰처럼 액션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활 액션의 합은 보여줘야했다는 것입니다. 너무 액션을 잘해도 안되고, 자연스럽게 액션을 해야해서 그 점이 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이 다쳤습니다. 손톱이 또 빠졌는데, 하지만 그 정도 다친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배성우 씨는 주차장 신을 찍다가 인대를 못 쓸 지경까지 다쳤습니다. 인대 파열이 됐는데 다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뛰는 장면까지 찍어서 아마 더 무리가 간 것 같습니다."

-작품을 할 때 마다 부상투혼이었죠.
"예전에 작품하다가 턱을 다쳐서 수술했고, 그래서 아직 턱엔 철심이 들어가있습니다. 2006년엔 왼쪽 무릎 뼈가 다 부러지기도 했죠. 손톱은 '숨바꼭질'할 때도 빠진 적이 있는데 그건 이제 아무 것도 아닙니다. 촬영을 하면서 안 다치면 좋겠지만, 다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하지만 누구 탓을 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제가 좋아서 선택한 작품이니깐. 그냥 다친 걸 빨리 회복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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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에게 쫓길 때 자전거 타는 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원래 대본엔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감독이 오더니 자전거를 잘 타냐고 묻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운동이 등산이랑 자전거 타는 거라 잘 탄다고는 안 하고, 탈 줄은 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더니 자전거 추격신을 넣더라고요. 근데 저는 자전거를 타고 도망가는데 저를 잡기 위해 뛰어서 따라오는 형사들을 보니 안타깝더라고요. 청계천 부근에서 일주일 정도 자전거 추격신을 촬영했는데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을 때 촬영해서 여러모로 힘든 점은 많았습니다."

-스릴러 3부작이 완성됐어요. 스릴러 4~5부작도 기대해도 될까요.
"스릴러물을 찍고 나면 꼭 다음엔 말랑말랑한 장르를 해야지 다짐합니다. 그런데 또 스릴러물을 선택하더라고요. 스릴러를 계속 하려고 고집한 게 아니라 재밌는 시나리오를 찾은 건데 그게 결국 또 스릴러물이었던 케이스였습니다. 진짜 다음 영화에선 스릴러물이 아닌 다른 장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스릴러물이 가장 많이 들어오긴 합니다.(웃음)"

-건강에 대한 우려도 많은데.
"(갑상선) 암 조직도 떼어내고, 그랬는데 이젠 괜찮습니다. 요즘 술 자리도 많이 줄였습니다. 술 자리를 줄이니깐 확실히 다음 날 피곤함이 덜 한 것 같습니다. 주변에 제 건강을 걱정해주는 분도 많고, 선배님들이 '쉬면서 해'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걱정 하시지 않게 잘 관리해야죠. 산을 좋아해서 산에 자주 가고 있고, 골프도 배워볼 생각입니다. 제 주변엔 연기자 중 골프를 못 치는 사람이 저 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더폰'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가족을 있어야 사회도 있습니다. 가족을 지켜내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가족은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가족 영화라 생각하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봤던 스릴러물 보다는 참신하고 신선하다는 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작품입니다. 많은 관객분들이 재밌게 관람해주셨으면 좋겟습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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