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어 리커창도 바둑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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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이창호 9단의 라이벌로 중국을 대표하는 국수(國手)인 창하오(常昊·사진) 9단과 동행했다. 중국신문망은 지난달 31일 리 총리의 ‘바둑 외교’에 대해 “바둑이 중국과 한국을 이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창하오 9단은 리 총리와의 한국 동행에 대해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해 바둑이 중·한 문화 교류의 교량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방한 동행한 창하오 9단
“바둑이 한·중 이어줄 것”

 평소 바둑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리 총리는 중국 고위 정치인 사이에서 실력자로 통한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 폐막식에서도 “세(勢)를 도모하면서도 바둑돌을 살리기 위해서는 두 개의 눈이 필요하다. 중국 경제에서는 안정적 성장과 구조조정이 두 개의 눈에 해당한다”며 국정 운영을 바둑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중 의원들 또한 양국 우호 증진을 위해 정기적으로 바둑 교류전을 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바둑을 친선 외교의 매개로 활용해왔다. 2013년 6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창하오 9단을 소개하며 “석불(石佛·이창호 9단의 별명)을 이긴 기사”라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도 지난해 7월 시 주석이 한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청와대 만찬에 이창호 9단을 초청했다. 또 시 주석이 바둑 애호가란 점을 고려해 국빈 선물로 바둑알이 든 나전칠기함을 선물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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