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3000억…현대차, 4년 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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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차가 실적 공개를 앞두고 경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원을 약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17일 "올 1분기에도 수출은 호조를 보였지만, 원화 강세와 내수 부진으로 4년 만에 최저 실적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은 6조5000억원 내외, 영업이익은 3200억원 전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5%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1분기는 달러당 원화 환율이 1100원대 후반(1160~1180원선)을 유지했는데 올 1분기에는 평균 1030원 전후여서 원화 강세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1분기 판매는 47만3000대로 이 중 내수가 11만9000여 대로 전체의 25%에 불과했다. 현대차는 전 분기(2004년 4분기)에는 매출액 7조5417억원에 영업이익 3439억원을 기록했었다.

지난주 1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삼성전자도 원화 강세로 전 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우량 기업들이 원화 강세의 영향을 그대로 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 1분기부터 미국 시장에 대한 판매보증충당금(보증수리 및 리콜 예상 비용)을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회계 기준을 바꿔 부진한 영업이익을 만회하기로 했다.

현대차 IR팀 관계자는 "그동안 보수적으로 잡아온 판매보증충당금 기준을 올 1분기부터 현실적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판매 차량에 대해 대당 약 4.6% 수준인 분기별 평균 3000억원 정도의 충당금을 쌓아왔다. 이번 기준 변경에 따라 대당 충당금은 2~3% 수준으로 1%포인트 이상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증권 안수웅 연구위원은 "현대차는 다음달 앨라배마 공장 준공 등으로 3분기부터는 원화 강세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해 영업이익률 6% 이상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1분기 실적을 28일 공식 발표한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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