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건국대 집단 폐렴 환자 14명 늘어…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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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집단적으로 발병한 폐렴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하룻새 14명 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폐렴 소견이 확인된 34명은 의료기관 7곳에 분산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증상이 가벼운 11명은 자가 격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질본 관계자는 “사람간 전파에 따른 새로운 감염자가 아니라 동물생명과학대 방문자 일부에서 증상이 뒤늦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태가 위중한 환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병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질본은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세균ㆍ바이러스 16종 검사를 했지만 특이 사항은 없었다. 환자 한 명이 흔한 감기바이러스의 일종인 라이노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나머지에선 검출되지 않았다. 혈청 내 항체검사(브루셀라, 큐열, 레지오넬라)에서도 양성 환자는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서는 3주 후에 2차 검사를 통해 재확인할 예정이다. 질본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다. 세균, 바이러스뿐 아니라 곰팡이나 화학물질 등에 대한 조사를 위해 광범위한 분야의 전문가를 역학조사반에 참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자 일부가 다녀갔던 충북 충주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 실습농장은 전면 통제됐다.

충주시는 30일 실습농장에 대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농장에는 이달 들어 4차례에 걸쳐 서울캠퍼스에서 일하는 연구원 등 13명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3일엔 교수 1명과 연구원ㆍ대학원생 등 6명이 방문해 2시간 동안 머물며 닭 관련 실험을 준비하고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방문자 중 폐렴에 걸린 사람도 1명 포함돼 있었다. 현재 농장에 상주하는 직원 3명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도 환자들이 농협중앙회 안성팜랜드를 다녀간 것을 확인하고 일부 시설을 폐쇄했다.

정종훈·박수철·최종권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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