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가뭄 해결 위해 만난 김무성-안희정…"가뭄, 여야 없이 해결해야할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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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한 의원들이 가뭄으로 드러난 예당저수지 바닥에서 발견된 민물 조개를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 김다혜 인턴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8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충남 지역을 찾아 “(가뭄 문제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여론이 나빠져 (4대강 사업의) 2차 사업인 지천 사업이 중단돼 생긴 일”이라며 “지천 사업에 빨리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천 사업은 지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의 후속 사업으로 지천과 4대강 16개 보에서 각 지역의 저수지로 연결되는 도수로 공사다.

이날 오후 김 대표는 나성린 당 민생119 본부장과 이채익 민생119 부본부장을 비롯한 김태흠· 홍문표· 김제식 등 충남 지역 의원들과 함께 충남 보령댐과 예당 저수지를 잇따라 방문했다. 김 대표는 가뭄으로 인한 지역 수자원 현황과 대책 마련을 위한 건의 사항을 들은 뒤 ▶4대강 연계 도수로 건설 ▶노후 상수도관 교체 국비 지원 검토 ▶저수지 준설 추진 등을 약속했다.

변종만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 단장은 보령댐 정상에서 브리핑을 갖고 “보령댐의 저수량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이대로면 내년 3월 말에 바닥이 드러난다”며 “보령댐 도수로 긴급 공사와 절수 캠페인을 동시에 진행해 6월까지 견딜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노후관 등 유수율 문제만 해결돼도 흘러 낭비되는 물은 없을 텐데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낮아 투입할 예산이 없는 실정”이라며 “내년도 예산안 심사시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유수율 제고를 위한 노후관 정비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사업이기 때문에 국가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 대표는 “이는 국비가 아니면 지자체 예산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며 “경제성을 놓고 볼 때도 해야할 일이지만 위생적으로 볼 때 국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당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예당 저수지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김무성 대표를 맞이했다. 자리를 함께 한 홍문표 (재선·충남홍성예산) 의원은 안 지사에게 “먹는 물에는 여야가 없지 않나. 한 때는 정치적으로 4대강 반대도, 찬성도 했지만 이를 초월하지 않으면 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4대강 지천 사업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안 지사는 “가뭄 앞에 지난 정치적 쟁점을 가지고 다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그런 점에서 가뭄 극복을 위해 힘을 모으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와는)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먼저) 알고 오셨다“며 ”바로 이런 일이 여야 구분 없이 우리가 해결해야할 문제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대강 사업 정치 공방에 말리지 않고 여야 없이 협조해야 할 일이라는 데에 안 지사도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대표의 이날 보령댐 방문은 예정에 없다가 갑자기 잡힌 일정이라고 한다. 교과서 국정화 국면에서 조금씩 빠져나와 민생현안을 돌보는 방향으로 당 운영 기조를 틀기 위한 신호탄이란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다음달 초로 예정된 정부의 국정화 확정고시가 나오면 당보다 정부가 여론전의 전면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이은 · 김다혜 인턴기자 lee.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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