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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프리뷰] 쇼팽 콩쿠르 스타는 어떻게 변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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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0일 시드니 심포니와 함께 내한하는 피아니스트 윤디. 중국 클래식 연주자들의 저력을 상징하는 인물로 정확하고 흔들림 없는 연주력을 자랑한다. 6년 만의 내한이다. [사진 세나]

윤디, 시드니 심포니와 내한공연

윤디와 랑랑. 2000년대 초 함께 떠오른 두 피아니스트다. 둘은 1982년생 동갑이고 중국 태생이다. 중국이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주도권을 쥘 것이란 예측과 동시에, 둘은 국제 무대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스타일은 극과 극이다. 랑랑은 그야말로 대중을 열광시키는 스타다. 음악에 대한 해석은 아슬아슬하다. 모차르트는 지나치게 감정적일 때가 있고, 라흐마니노프 같은 낭만주의 음악은 극도로 화려하다. 하지만 실력이 뛰어나다는 데에는 이견을 달 수 없다.

 윤디는 학구적이다. 피아니스트의 ‘정통 코스’를 밟았다. 18세에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랑랑은 청소년 대회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콩쿠르 입상 경력이 없다. 한 무대에 대타 피아니스트로 섰다가 일약 스타가 됐다. 반면 윤디는 콩쿠르 입상 후에도 착실하게 음악을 공부했다. 독일의 명문 음대에 진학하면서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경력이다. 랑랑이 대중에게 환호를 받을 때 윤디는 애호가 사이에서 존경을 받았다. 흔들림 없고 정확한 손놀림, 전통에 충실한 해석 덕이었다.

 여기까지가 윤디에 대한 일반적 상식이다. 그 상식은 2009년 내한 독주회를 봤다면 조금 바뀌었을 것이다. 이때 연주한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에서 윤디는 전자 음향에 가까울 정도로 위압적인 소리를 냈다. 그간의 ‘컴퓨터 같은 해석’이란 평가에 반기라도 들듯 음악의 안정성도 일부러 흔들었다. 엘리트 피아니스트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또 중국 전통 민요를 무대에 올리고 다양한 해석을 시도하는 등 새로운 스타일을 찾는 노력을 계속했다.

 이달 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무대는 윤디의 6년 만의 내한이다. 그동안 윤디의 변화 노력은 어떤 결론을 만나게 됐을까. 또 이번에 연주할 곡은 그를 세계 무대에 데뷔시킨 쇼팽 협주곡 1번이다. 2000년 그는 쇼팽 국제 콩쿠르 결선에서 이 곡을 연주했고, 15년 동안 1등을 시상하지 않았던 이 대회는 윤디에게 우승을 안겼다. 그 대회가 15년 전이다. 15년 전에 비해, 그리고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연주했던 6년 전에 비해 그의 연주는 어떻게 달라졌을지가 이번 무대의 관전 포인트다.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 미국 지휘자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한 무대에 선다. 오케스트라는 브람스 교향곡 2번을 들려준다. 시드니 심포니의 이튿날 공연에는 러시아의 기교파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이 브루흐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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