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사냥꾼 니퍼트 "삼성 킬러? 운이 좋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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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자 사냥꾼이었다. 더스틴 니퍼트(34·두산)가 완벽한 투구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두산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6-1로 이겼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해 승리투수가 됐다. 니퍼트는 지난 18일 플레이오프(PO) 1차전(9이닝 완봉승), 22일 4차전(7이닝 무실점)에 등판한 뒤 4일만 쉬고 나왔다. 그러나 그의 공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니퍼트의 직구 최고구속은 151㎞.

니퍼트는 1회 말 선두타자 박한이를 3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면 기세를 올렸다. 박해민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았지만 나바로, 최형우를 연달아 범타로 처리했다. 3회에도 김상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2루 도루를 허용하고 포수 송구가 빠져 1사 3루에 몰렸지만 박한이·박해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타선 지원까지 얻은 니퍼트는 이번 PS에서 세 번째 승리를 따냈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도 24이닝으로 늘렸다. 니퍼트는 삼성을 상대로 통산 14승2패 평균자책점 2.59로 강했다. 잔부상에 시달린 올시즌은 1승1패 평균자책점 4.34로 예년보다 나빴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본래 모습을 드러내며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만들었다. 다음은 니퍼트와의 1문1답.

-바람이 불어 날씨가 추웠다.
"힘들었던 것보다 바람이 홈런 몇 개를 막아줘서 고마웠다."

-7회가 끝나고 주먹을 쥐었는데.
"추워서 그런지 빡빡한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괜찮다."

-MVP로 받은 타이어가 많다.
"타이어 가게를 하나 내겠다. 장소? 생각중이다(웃음)."

-정규시즌 많이 던지지 못한게 동기 부여가 됐나.
"시즌 중에 많이 아파서 던질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기회가 많이 와서 좋다."

김태형 감독은 "오늘 같은 날을 기다렸다"고 미소지었다.
-포스트시즌 최다 이닝(24와3분의1) 연속 무실점기록 진행중이다.
"별로 신경쓰지 않아서 몰랐다."

-삼성전에 강한 이유는 뭔가.
"운이 좋은 것 같다."

-휴식일이 짧아질 때 준비 과정에서 생략하는 부분은.
"러닝 스케줄을 이틀에서 하루로 줄이고 나머지는 거의 바꾸지 않는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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