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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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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단판 승부다. 이긴 팀은 삼성과 한국시리즈(KS)에서 맞붙는다. 지는 팀은 가을 야구도 끝이다.

NC 스튜어트, 두산 장원준 선발
2차전 투수전 이어 다시 맞대결
양팀 소모전 끝 5차전까지 치러
변수는 체력 … 이기면 삼성과 KS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가 24일 오후 2시 창원 마산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벼랑 끝 승부를 벌인다.

 4차전까지 2승2패로 맞선 상황에서 NC는 잭 스튜어트(29), 두산은 장원준(30)을 5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스튜어트와 장원준은 지난 19일 2차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팽팽한 투수전 끝에 스튜어트가 9이닝 3피안타·1실점으로 완투하며 NC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18일 1차전에서 두산 더스틴 니퍼트에게 완봉패를 당한 NC로선 통쾌한 반격이었다.

 장원준도 만만치 않았다. 1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허용했으나 실점을 막았고 이후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장원준은 7이닝 동안 4피안타·무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두산 불펜진이 1-0이던 8회 초 역전을 허용했을 뿐이다.

 5차전도 초반엔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스튜어트는 2차전에서 최고 시속 152㎞의 포심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 컷패스트볼을 자유자재로 섞어 던졌다. 특히 전체 투구수(122개) 중 44%(54개)를 차지한 컷패스트볼이 위력적이었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충분히 쉰 덕분에 그의 공에는 힘이 넘쳤다.

 지난 6월 NC에 합류한 스튜어트는 후반기 14경기에서 7승 1패, 평균자책점 2.19로 KBO리그 최고 수준의 피칭을 했다. 다승왕을 차지한 팀 동료 에릭 해커(19승 5패)보다 임팩트가 강했다. 나흘을 쉬고 5차전에 등판하는 스튜어트가 2차전에서와 같은 공을 던진다면 두산 타선이 3점 이상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장원준은 정반대 스타일이다. 그의 빠른 공은 시속 140㎞대 초반에 그치지만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올해까지 6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특유의 안정감은 플레이오프에서도 빛났다. 초반 위기만 잘 넘기면 장원준은 스튜어트와 충분히 맞설 수 있다.

 선발 대결이 팽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비와 작전에서 5차전 승패가 결정 날 가능성이 크다. NC 2루수 박민우는 1·3차전에서 송구 실책을 저질렀고, 두산 유격수 김재호는 3차전에서 포구 실책을 범했다. 모두 경기의 흐름을 바꿀 만한 플레이였다. 2차전에서 NC가 보여준 기습 스퀴즈 시도는 승패를 가른 장면이었다.

 지난 네 경기 동안 양팀의 분위기는 거의 매일 바뀌었다. 1차전에서 0-7로 대패하자 NC 직원들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해 한계를 드러냈다”며 자책했다. 그러나 2차전에서 2-1로 역전하고 3차전에서 16-2로 대승하자 NC 더그아웃 분위기는 KS 진출을 확정한 것처럼 들떴다.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두산 선수들도 1승 후 2패를 당하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이 4차전을 잡자 공기는 또다시 달라졌다.

 김태형(48) 두산 감독은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감을 얻고 있다. 그는 “발가락 부상을 입은 포수 양의지가 4차전에 출전하면서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양의지가 5차전에도 뛸 수 있을 것 같다” 며 NC를 압박했다. 김경문(57) NC 감독은 “(1·4차전에서) 두산 니퍼트가 워낙 잘 던졌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감독으로서 8번째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베테랑이지만 그는 “하면 할수록 야구가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NC와 두산은 소모전 끝에 5차전까지 이르렀다. 지난해까지 KS에 직행한 정규시즌 우승팀은 13년 연속 PO 승리팀을 이겼다. 그러나 올해는 PO 승리팀이 KS에서 우승할 가능성도 크다.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이 불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주축 투수 3명을 KS에서 제외하기로 지난 20일 결정했기 때문이다. PO 5경기를 치르느라 NC와 두산의 전력 손실이 상당하겠지만 삼성은 주축 선수 3명을 아예 쓰지 못한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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