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잘나가는 구글 직원, 트럭에서 사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구글 직원 브랜든이 살고 있는 트럭. 그는 회사 주차장에 세워 둔 트럭에서 구글로 매일 출퇴근한다. [사진 비지니스인사이더]

기사 이미지

세계 굴지의 IT 기업 구글에 다니는 직원이 살인적인 집값을 견디지 못하고 트럭에서 살고 있다고 비지니스인사이더가 22일 보도했다.

지난 5월 초 메사추세츠대를 졸업한 뒤 구글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입사한 23세 신입직원 브랜든(가명)은 취직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왔다. 취직의 기쁨도 잠시 브랜든이 맞닥뜨린 것은 고향 메사추세츠주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비싼 집값이었다.

그가 처음에 알아본 회사 사무실 근처 집에 살기 위해서는 하루에 65달러, 한 달에만 약 2000달러를 내야 했다. 방 2개짜리 아파트였지만 브랜든 외에 3명의 룸메이트와 부대껴 살아야 하는 집이었다. "일이 바빠서 집에 거의 있지도 못하는데 그런 어마어마한 돈을 집값에 쓰는 건 돈을 태우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브랜든은 말했다.

고민 끝에 브랜든은 집 대신 '트럭'을 택했다. 2006년산 포드 트럭을 1만 달러에 구입해서 회사 주차장 한가운데 세웠다. 그는 매일 밤 트럭에서 잠을 잔다. 샤워는 회사 체력단련실 안 샤워실에서, 식사는 구내 식당에서 해결한다. 브랜든이 비지니스인사이더에 공개한 트럭은 평범한 트럭이다. 텅 빈 공간 안에는 침대와 옷걸이, 시계 등이 있다. '트럭 집' 유지비는 저렴하다. 한 달에 보험료 121달러만 내면 된다. 브랜든은 덕분에 월급의 90%를 저축하고 있다고 한다. 집값을 아낀 덕분에 반 년 안에 갚아야 하는 학자금 2만2000달러도 손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브랜든의 트럭 인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다섯 달을 살았지만 큰 불편함이 없었다"며 "굳이 비싼 집으로 이사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