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두번째 방미에서 한미동맹 양·질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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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3박 4일간의 현지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공조를 강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양국간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외연 확장도 모색한다. 

특히 순방의 메인 이벤트인 정상회담에선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한·미 공동성명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16일)의 기본은 북한문제 등 안보·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이 될 것"이라며 "한편으로 사이버 안보나 기후변화·항공우주·감염병 대응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선 한·미동맹이 양자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됐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공조를 알리듯 14일 열리는 ‘한·미 우호의 밤’ 행사에는 존 케리 국무장관을 비롯해 척 헤이글 전 국방장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등 미국 외교정책에 영향력을 미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과 브루킹스연구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같은 외교안보 싱크탱크 인사들을 포함해 미국측 인사만 4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동맹’을 주제로 연설을 한다. 참석한 참전 용사들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며 참전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할 것이라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행사와 연설을 통해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진전된 한·미관계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펜타곤) 방문(15일)도 주목받는 행사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 방문이다.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미국내 퍼져있는 한국의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14일 오전 워싱턴 웨스트포토맥 공원의 링컨기념관 주변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참전 기념비는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건립됐다. 행사에는 한국전 참전을 결정한 해리 트루먼 미 대통령의 손자 트루먼 다니엘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워싱턴 인근 메릴렌드주 그린벨트에 있는  ‘나사(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의 미국 나사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로, 50년 전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케네디 우주센터’를 찾았다. 박 대통령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으로부터 환영 메시지를 받고 위성로봇 시연도 참관했다.

  ◇숙소는 ‘블레어 하우스’=박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 부속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 여장을 풀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1965년 4월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의 초청으로 2박 3일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숙소로 사용했던 곳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5월 방미 때도 이 곳에서 묵었다.

워싱턴=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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