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호텔 통째로 빌리던 '사치의 제왕'…허리띠 졸라맨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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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의 제왕’이라 불리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정부 지출 감소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며 급변한 태도를 보였다.

살만 국왕은 그간 수억 원대의 고급 스포츠카를 관용차로 이용하고 순금으로 왕실 인테리어를 도배하는 등 ‘소비가 미덕’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배럴당 45달러까지 곤두박질치며 재정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올해 사우디가 계획한 재정 지출에 더해 예멘 공격 비용까지 감당하려면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수준으로 유지돼야 하는데, 목표치의 절반 이하로 유가가 하락하며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결국 살만 국왕은 고가의 차량과 가구, 관료들의 불필요한 여행을 없애며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고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살만 국왕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할 때 까지만 해도 사치스런 행보를 보여 왔다. 방미 다시 국왕 가족과 수행원들이 탈 차량이라며 벤츠에서 나온 고급 세단 S클래스를 100여대 이상 준비시켰고, 최고급 호텔인 포시즌스 호텔을 통째로 빌리기도 했다. 아들인 무함마드 사우디 국방장관의 미숙한 국정운영으로 사우디 안팎에서 따가운 눈총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살만 국왕의 사치는 점점 더 심해졌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감행한 예멘 공습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민간인 희생자만 발생한 데 이어 최근 성지순례 압사사고로 1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며 ‘국왕 리더십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현지 언론은 살만 국왕이 ‘정부 지출 감소책’을 내놓은 데 대해 “각종 사건사고에 이어 유가 하락으로 사우디 왕실에서조차 비판이 쏟아지자 살만 국왕이 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사진=국왕 수행원 차량인 벤츠S클래스, 국왕 전용기 내부, 국왕 숙소로 사용된 포시즌스 호텔=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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