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고장에선…] 대전 '쓰레기 발전소' 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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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에서 전기가 나온다. 대전시는 18일 유성구 금고동 쓰레기매립장에서 가스 발전소 준공식을 갖고 전력 생산에 들어갔다. 쓰레기매립장 발전소는 국내에선 처음 만들어진 것이다.

이 발전소의 순간 발전능력은 3㎿ 규모로, 2천4백가구(가구당 1.25㎾h 사용 기준)분 전기를 충당할 있다.

◇쓰레기에서 어떻게 전기를 만드나=쓰레기 매립장 폐기물의 유기물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매립가스(LFG·Land Fill Gas)가 나온다. 이 가스의 주성분은 메탄(CH4)과 이산화탄소(CO2). 이중 메탄을 태워 발전기를 돌리는 것이다.

시는 그동안 이곳에서 분당 30㎥씩 나오는 매립가스를 12개의 포집공(捕集孔)으로 모아 불태워 버렸다. 자연 상태로 두면 폭발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미국·일본·캐나다 등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꿩 먹고 알 먹는’식의 발전소를 만들기로 하고, ㈜효성·토탈이엔에스㈜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해 지난해 6월 발전소 건설 공사에 들어가 이날 준공한 것이다. 발전소 주요 시설 중 8백65㎾급 가스엔진 4대는 미국 와크샤 회사 제품이지만 포집공·가스 전처리설비(대기오염 방지시설)·발전기 등은 국산이다.

사업자 측은 64억원을 들여 만든 발전소를 대전시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앞으로 10년 간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한국전력에 전력을 팔아 수익금(㎾당 63원)을 챙기게 된다. 수익금 중 6%는 대전시에 성과 배분금으로 지급된다.

면적이 57만여㎡로 20011년까지 8백76만㎥의 쓰레기를 수용할 예정인 대전시 쓰레기매립장은 1996년부터 시에서 나오는 모든 생활 쓰레기를 매립해 와 지금까지 예정량의 48%인 4백21만㎥를 매립했다.

◇사업 효과=이 발전소 가동으로 대전시와 시민들은 여러가지 혜택을 보게 됐다.

우선 경제적 효과를 보면 시는 앞으로 10년 간 성과 배분금으로 76억원을 챙기게 됐다. 시민 세금을 한푼도 안 들이고 돈을 벌게 되는 셈이다.

대기 환경 오염도 크게 줄어들게 됐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메탄가스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민원의 대상이 돼 왔다.

이상진 대전시 환경정책과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47번째로 유엔환경회의와 ‘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한 국가”라며 “발전소 건설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예방하는 데도 기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쓰레기 매립장을 빨리 안정화(安定化)시키는 효과도 있다. 가스를 뽑아 사용함으로써 매립된 쓰레기가 빨리 다져져 매립이 끝난 뒤 쓰레기장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시기를 앞당기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환경부도 수도권 쓰레기매립지(인천시 서구 백석동)에 50MW급 가스발전소를 짓기로 하고 올해 초 민간업체인 ㈜김포에너지와 협약을 맺었고, 강릉시 등도 쓰레기 매립지에 발전소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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