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똥쑥'으로 2015 노벨의학상 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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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노벨생리의학상은 말라리아와 기생충 퇴치에 헌신한 80대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5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윌리엄 캠벨(85), 오무라 사토시(80), 투유유(85) 3명을 선정했다고 밝히며, "이들의 연구과 업적으로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 등에서 한 해 수백만 명에 이르는 말라리아와 기생충 감염으로부터 많은 환자가 목숨을 구하고 감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수상 공로를 설명했다.

(왼쪽부터) 美윌리엄 캠벨, 日오무라 사토시, 中투유유.

아일랜드 출신인 캠벨 교수는 더블린의 트리니티대를 졸업하고 1967년 미국 위스콘신메디슨에서 기생충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0년까지 제약회사인 머크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했다. 현재는 미국 뉴저지주 메디슨의 드류대학 명예 펠로우를 맡고 있다.

일본 니시현 출신인 오무라 교수는 도쿄대에서 약학박사와 화학박사 학위를 받고 1975년 기타사토대 교수로 취임했다.

이 두 과학자는 공동연구로 1979년 '아마멕틴'이라는 물질을 발견했다. 소량으로도 기생충을 박멸할 수 있는 효과적인 천연물질이다. 이를 활용해 기생충 약이 개발됐고 아프리카와 중남미 일부에서 유행하는 '회선사상충'을 박멸에 크게 기여해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투유유는 중국 출신으로는 첫 노벨의학상 수상자이며 역대 12번째 여성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화려하진 않다. 중국 내 과학계통 권위자에게 부여하는 원사 선정에서 여러 차례 낙방했다. 저명한 세계 과학자가 밟는 전형적인 코스인 박사학위나 유학경험도 없다. 그래서 삼무(三無)과학자로 불리기도했다.

그러나 끈기있게 도전했다. 그는 1955년 중국 베이징의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부터 중의과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한 우물을 팠다. 환풍기조차 없는 열악한 연구 환경에서 수 백 차례의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연구를 지속했다. 마침내 항말라리아 효과가 있는 '아르테미시닌'이라는 물질을 개똥쑥에서 발견했다. 아르테미니신은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로 이어져 말라리아 환자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중국 중의학연구소장은 "투 교수 연구진은 오랫동안 실패를 거듭했다. 300여 차례 시도한 끝에 결국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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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기자 yoon.hyejin@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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