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빠빠 빠빠 굿모닝~ 휴대폰 컬러링 진짜 목소리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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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리얼그룹의 현재 멤버들. 왼쪽부터 엠마 닐스도터, 모르텐 빈터, 앤더스 에덴로스, 카타리나 헨리슨, 야니스 슈트라스딘시. [사진 빈체로]

“어린 나이부터 노래를 하면서 사람 목소리에 매료됐다. 목소리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친근한 악기다.”

 스웨덴 아카펠라 팀인 리얼그룹의 카타리나 헨리슨(51)은 e메일 인터뷰에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악기가 목소리기 때문에 아카펠라는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리얼그룹은 1984년 결성, 지난해 30주년을 맞았다. 헨리슨은 원년 멤버다.

 리얼그룹은 후배 아카펠라 그룹들에 영향을 준 1세대 팀으로 꼽힌다. 라야톤, 아이디어 오브 노스 등 많은 팀이 리얼그룹의 영향으로 아카펠라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리얼그룹은 30년 동안 앨범 20여 장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광고음악뿐 아니라 휴대전화의 벨소리·컬러링·알람 음악으로 쓰인 ‘굿모닝(Good Morning)’ 등으로 인기가 많다. 아카펠라 특유의 경쾌함을 잘 살려내고 간결하게 귀에 들어오게 만든 특유의 음악 덕분이다. 2001년 처음 한국에 온 후 2002년 월드컵 전야제 등에서 노래하며 국내 팬들과 친숙해졌다. 14일엔 30주년 기념 내한공연을 연다.

 리얼그룹의 정식 출발은 30년 전이지만 함께 노래한 세월은 더 오래됐다. 멤버 5명 중 셋은 스웨덴의 아돌프 프레드릭스 음악학교 동창생이다. 헨리슨은 “10세부터 합창을 가르치는 학교였기 때문에 함께 노래하며 컸다”고 말했다. 이들은 스웨덴 왕립음악대학까지 함께 진학했고 팀을 결성했다.

 왜 악기를 쓰지 않는 아카펠라 팀을 만들었을까. 헨리슨은 “사람 입으로만 모든 소리를 만들어야 하기에 어려운 것은 맞지만, 동시에 굉장히 자유롭다”며 “목소리는 소리가 정해져 있는 악기에 비해 더 많은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이 팀은 ‘편견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헨리슨은 “정해진 계획이나 방향은 특별히 없고 언제나 호기심을 따라간다”고 말했다. 또 “어느 뮤지션이나 그렇겠지만 특히 아카펠라 가수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얼그룹은 기존의 유명한 곡들을 아카펠라로 편곡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헨리슨은 “우리가 팀을 만든 후 수많은 아카펠라 그룹이 생겼다. 이들 또한 자신들의 상상력이 시키는대로 각자 개성을 충분히 표현하는 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89년 만들어 발표한 ‘칠리 콘 카르네(Chili Con Carne)’는 이들의 대표곡이다. 멕시코 요리 이름을 딴 유머러스한 노래다. 리얼그룹은 이 곡을 비롯해 특유의 상상력으로 만들어 대중에 친숙해진 여러 노래를 이번 내한공연에서 들려준다. 또 최근 발표한 30주년 기념 음반에 실린 새로운 음악들도 부를 예정이다. 1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599-5743.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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