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500명 추첨해 100명 선정 … 2박3일 머물지만 실제 상봉 11시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남북 100명씩 내달 20~26일 금강산서 이산상봉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대표단이 무박2일 협상 끝에 금강산에서 다음달 20~26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열기로 8일 합의했다. 남북이 100명씩 상봉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대한적십자사는 9일 오전 인선위원회를 열고 선정 기준을 확정하기로 했다. 적십자사는 6만6000여 명의 이산가족 중 고령자와 직계가족 상봉 우선 원칙을 고려, 컴퓨터로 500명을 추첨한 뒤 북측에 보낼 생사 확인 의뢰 대상자 250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남북은 15일까지 생사 확인 의뢰서를 교환하고, 다음달 8일 최종 명단을 교환하기로 했다. 8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서 어수동 할아버지(80·오른쪽)가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이산가족 상봉 신청서의 인적사항을 수정 입력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10월 20~26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 대상자는 남북한 각각 100명이다. 당장 오는 15일부터 남한 250명, 북한 200명 등 상봉을 원하는 이들을 선정해 생사 확인 작업을 시작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관련된 궁금증을 질의응답(Q&A)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산가족 상봉 대기자가 6만6000여 명이다. 이 중 100명을 어떻게 추리나.

 “고령자와 직계가족이 우선이다. 대한적십자사가 주관해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인선위원회에서 이산가족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기준을 만든 뒤 컴퓨터로 무작위 추첨한다. 고령자와 직계가족에겐 가중치를 부여한다. 1차로 상봉 인원의 5배수인 500명을 뽑은 뒤 상봉 의사,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200명을 최종 선정한다. 이 명단을 북한에 보내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해 상봉자 100명을 최종 선정한다.”

 -생사 확인 의뢰 대상자가 남한은 250명, 북한은 200명이다. 남한이 50명 많은 이유는.

 “50명은 납북자 및 국군포로의 가족이다. 북쪽에 납북자 및 국군포로의 생존이 확인되면 이들 50명의 신청자는 상봉단에 포함된다.”

 -올해 안에 추가 상봉은 없나.

 “상봉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하면 추가 상봉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상봉 대상자 중 80~90대 이상 고령자가 많아 한겨울 상봉은 힘들다. 지금까지 전례를 보면 내년에도 일러야 2월은 돼야 상봉 행사를 열 수 있다.”

 - 상봉 인원을 늘릴 수는 없나.

 “숙소 등 시설 여건상 100명 이상은 힘들다. 한 번 상봉 행사를 하면 가족까지 총 500명 이상이 온다. 지난 19차 상봉 때도 남북에서 170명이 상봉했지만 동행 가족을 포함하면 813명이 상봉 행사에 참여했다.”

 - 금강산에서 상봉 행사를 하는 이유는 뭔가.

 “2002년 4차 상봉 행사 이후 지금까지 모든 상봉 행사는 금강산에서 열렸다. 서울과 평양에서 할 경우 준비에만 2~3개월 걸리기 때문에 올해 안에 상봉 행사가 불가능하다. 북측이 서울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상봉하게 되면 일정은 어떻게 되나.

 “상봉 하루 전 강원도 속초 숙소에 모여 통일부가 주관하는 방북 교육을 받는다. 이후 2박3일씩 1, 2차로 나눠 금강산으로 간다. 통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일정은 첫째 날 단체상봉을 하고, 둘째 날 개별상봉·공동중식·야외상봉·개별석식을 한다. 마지막 날에는 개별조식·작별상봉·개별중식이 있다. 잠은 따로 자야 한다. 이렇다 보니 2박3일 동안 상봉 행사를 해도 실제 상봉 시간은 11시간 정도인 경우가 많았다.”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될 수도 있나.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 때 추가 핵실험 등 도발을 한다면 상봉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도 상봉이 무산된 경우가 있었다. 지난 2013년 9월에는 상봉 4일 전 북한이 일방적으로 행사 취소를 통보했다.”

글=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