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자! 아트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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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해 9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를 즐기고 있다. 2 지난
5월 홍콩에서 열린 어포더블 아트페어 현장. 이달 1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같은 이름의
행사가 열린다. 50만원부터 시작해 평균 200만원 정도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수준 높은 미술품을 소개하는 대중적인 아트페어가 늘면서 백화점이나 마트에 물건을 사러 가듯 편한 마음으로 미술 전시장을 찾을 수 있다. 한데 내 취향에도 맞으면서 트렌드를 반영한 ‘완벽한 미술품’을 찾는 것은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다. 아트페어를 즐기려면 노하우가 필요하다.

"구입비, 연봉의 10%가 적당 평면·입체 작품 섞어 설치 친구와 함께 감상 느낌 얘기"

대중적인 아트페어부터 공략하라
처음 작품을 구입하는 경우 ‘아시아호텔 아트페어’나 ‘도어즈아트페어’처럼 호텔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집 안의 느낌을 살린 호텔 객실에 거실이나 주방, 침실 등 공간별로 어울리는 작품을 전시해 두기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기 편리하다.
 가격 부담이 적은 아트페어로 시작하는 것도 좋다. 이달 11일부터 열리는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은 1000만원 이하 작품만 전시한다. 전시장 내에는 보다 많은 사람이 미술품을 소장할 수 있도록 50만원 이상, 100만원 이하 작품을 모은 공간인 ‘아트100’을 운영하기도 한다. 회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판화나 사진을 주로 선보이는 갤러리를 둘러봐도 좋다.
 또 대중친화적인 콘셉트를 내건 아트페어라든지,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해 열리는 행사 같은 자신에게 맞는 아트페어를 찾고, 페어 현장에서도 자금사정이나 취향이 맞는 부스를 골라 작품을 둘러볼 것을 권한다.

관람에도 사전 계획이 필요하다
아트페어는 대개 4~5일 정도의 짧은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이 기간 소개되는 작품 수는 일반 갤러리와 경매에서 판매되는 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규모 아트페어의 전시 작품 수는 1500~2000점을 넘는다. 따라서 모든 작품을 보겠다고 계획해서는 안 된다. 관람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하는 갤러리를 확인하고 갤러리 특징을 파악한 후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갤러리와 작가를 선택해 전시장을 방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산을 미리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초의 미술품 구입 시의 예산으로 전문가들은 ‘연봉의 10% 선’이 가장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페어 현장에서는 전시장 가이드북을 넘겨보면서 전시장 배치도를 확인한 후 동선을 표시해 움직이도록 한다. 마음에 들었던 갤러리와 작품에 대해 갤러리 이름, 부스 번호, 작가 이름, 사이즈, 가격 등의 정보를 메모해 두자. 갤러리의 명함을 받아놓는 것도 좋다. 큰 공간을 오래 이동해야 하므로 발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은 기본이다.

작품을 설치할 공간을 미리 생각하라
집 안이나 사무실에 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미술품을 구입하는 경우, 작품을 배치할 공간을 먼저 정해야 한다. 공간과 인테리어에 따라 어울리는 작품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간의 사이즈는 얼마인지, 아침과 저녁에 따라 달라지는 공간의 밝기를 체크하고 조명 상태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어떤 사람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인지, 그들의 공통된 취향은 무엇인지 미리 체크해 두면 수많은 미술품 사이에서도 필요한 미술품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모던한 인테리어 공간이라면 톤 다운된 추상적인 그림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최소한의 디테일로 완성된 미니멀한 작품도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다. 평면과 입체 작품이 함께 있으면 공간이 풍성해지는 느낌이 든다.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작품 즐겨라
아트페어를 둘러보다 보면 ‘내가 구입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작품을 다른 사람이 먼저 사가면 어떡하나’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조급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다 보면 꼭 후회하게 된다. 전시장을 충분히 둘러본 후, 잠시 쉬면서 눈여겨본 작품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전시장 내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면서 친구와 작품에 대해 가벼운 얘기를 한 후, 새로운 마음으로 작품을 다시 살펴보면 안 보였던 것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작품 구입에만 몰두하기보다 행사 자체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 워크숍이나 토크쇼, 세미나 같은 부대 프로그램도 참여해 궁금했던 것에 대해 질문하고 토론도 하면서 예술 세계를 조금씩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작가를 만나거나 갤러리 큐레이터와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 자체가 감성을 한층 풍부하게 해줄 것이다.

갤러리 담당자와 얘기를 나눠라
특별히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했다면 갤러리에게 물어보면 된다. 잘 모른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갤러리들은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으며, 작품에 관심을 보이는 관람객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
 아트페어에 전시된 작품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벽에 걸려 있던 작품이 판매되면 또 다른 작품이 그 자리에 걸린다. 공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갤러리 부스마다 전시된 작품 외에 더 많은 작품을 갖고 있다. 따라서 마음에 드는 분위기나 톤의 그림이 있으면 갤러리 담당자에게 해당 작가의 다른 작품은 더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취향과 직관을 믿어라
예술작품은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사야 한다. 붉은색을 싫어하는 사람이 붉은색 그림을 집에 걸어 놓으면 즐거울 수 없다.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작품이라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미술품 구입의 목적은 투자일 수도 있지만 작품과 교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보다 자신의 취향을 믿고 구입하면 하루하루 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더욱 커질 것이다.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의 아트 브레이킹 파티에 초대합니다.
응모 마감: 9월 8일 당첨 발표: 9월 9일
중앙일보 독자 50명에게 ‘어포더블 아트페어 서울’의 첫날인 9월 11일 열리는 아트 브레이킹 파티 2인 초대권을 드립니다. 아트페어도 관람하고 음악과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트렌디한 파티입니다. 중앙일보 고객멤버십 JJ라이프(jjLife.joongang.co.kr)에서 응모하면 됩니다. 당첨자는 사이트에 공지하고 휴대전화로도 알려드립니다. 문의 1588-3600

<글=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도움말="어포더블" 아트페어 김율희 한국지사장, 에이트 인스티튜트 박혜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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