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女축구 "월드컵 같이 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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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에서 남북 대결이 펼쳐진다.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여자축구선수권대회 예선 A조 마지막 경기에서다.

한국과 북한은 모두 3전 전승을 거두고 있으며 16일 저녁 조 1위를 놓고 맞붙는다. 오는 9월 미국 여자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겸하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사상 첫 월드컵 티켓을 노리고 있다.

북한은 세 경기에서 43득점.무실점으로 한국(18득점.무실점)에 한참 앞선다. 한국이 북한에 이겨야 조 1위로 4강에 진출하지만 지난 대회 우승팀인 북한은 전력상 한국보다 한 수 위다.

3개 조 1위 세 팀과 2위팀 중 가장 성적이 좋은 한 팀이 4강에 진출하므로 조 2위가 되면 B, C조의 2위 팀들과 골득실을 따져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전에서 수비를 두텁게 해 실점을 최소화하는 작전을 필 예정이다.

1990년대 이후 한국은 북한과 세차례 대결해 모두 완패했다.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서 0-7로 대패했고, 93년 아시아선수권에서는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안방에서 열린 부산아시안게임에서도 0-2로 졌다.

대표팀 안종관 감독은 "북한이 우리보다 한수 위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도 아시안게임 이후 조직력과 선수들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 최소한 무승부라도 기록해 반드시 4강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안감독은 INI스틸 소속 5명으로 튼튼한 수비망을 구축한 뒤 '겁없는 고교생' 박은선(위례정산고)과 베테랑 차성미(INI스틸) 투톱의 역습으로 골을 노릴 작정이다.

한국이 A조 2위로 4강에 오르면 C조 1위 중국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된다.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여파로 여자월드컵 개최권을 미국으로 넘긴 대신 본선 자동출전 티켓을 받은 중국은 세계 정상급 수준이다.

아시아 대륙에 배당된 월드컵 티켓은 2.5장. 4강 진출팀 중 중국을 뺀 상위 두 팀이 월드컵 티켓을 얻고, 나머지 한 팀은 멕시코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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