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이모저모]박 대통령, 재개관한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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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문 마지막날인 4일 박 대통령은 상하이(上海)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임정) 청사를 찾았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임정 청사를 재개관하는 날이었다. 박 대통령은 방명록에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이어받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어 내겠습니다’라고 썼다. 재개관식 축사에서는 “평화통일을 꼭 이뤄서 진정한 광복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임정 청사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이후 26년부터 32년까지 가장 오래 사용한 임정 건물로 독립 운동의 본거지다. 백범 김구 선생이 백범일지를 집필했고, 한인애국단을 조직해 이봉창ㆍ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준비한 장소다.

1992년 8월 한ㆍ중 국교정상화 후 역대 대통령들은 이 곳을 빠뜨리지 않고 들렸다. 임정 청사에 들른 대통령들은 ‘대한민국의 번영을 기원합니다’(2003년 7월 노무현 대통령), ‘선진 일류국가를 만들겠다’(2010년 4월 이명박 대통령)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박 대통령도 2005년 5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시절 중국 충칭(重慶)에 있는 임정 청사를 방문해 '선열들의 거룩한 뜻을 이어받아 자랑스런 선진한국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라고 썼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재개관식에서 “임시정부는 1919년 3ㆍ1운동의 결과로 수립된 국내외 8개의 임시정부가 하나로 통합을 이루어 우리의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민족사적 의미를 지닌 곳”이라며 “오늘 새롭게 단장한 임정 청사가 수많은 선열들의 고귀한 애국정신을 널리 알리고 우리 역사의 뿌리와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 하는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임정 청사 복원은 한ㆍ중 합작품이다. 한국 보훈처와 독립기념관이 전시자료와 설계안을 제공하고, 중국 측이 비용 전액(7억원)을 부담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재개관식은 우리 독립항쟁 유적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한ㆍ중 양국이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청사를 새롭게 단장하는데 기여해주신 중국 정부와 양슝(楊雄) 상하이 시장, 탕지핑 황포구장께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양슝 시장도 “임정 청사는 양국 국민의 독립항쟁 운명을 같이 하고 서로 도와주는 역사를 기억하는 공동재산”이라며 “양국의 우의를 상징하는 청사를 영원히 보존할 수 있도록 한국 측과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두색 재킷 차림의 박 대통령은 임정 청사가 있는 골목길로 들어서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독립유공자, 유족 대표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임시정부 수반이었던 이승만ㆍ박은식ㆍ이상룡ㆍ김구 선생의 후손, 김우전 원로 애국지사 등이 자리했다. 축사에 이어 양슝 시장, 김장수 주중대사 등과 함께 테이프 커팅식을 한 박 대통령은 새롭게 단장한 청사 내부를 둘러봤다. 청사 1ㆍ2층 관람 후 3층으로 이동해 전시실을 참관했다. 청사 안에는 한ㆍ중 공동 항일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구 당시(1943년) 주석의 중국 신화일보(新華日報) 기고문, 임시정부 외교활동을 담은 임시의정원 의장 손정도 명의의 성명서 등이 전시됐다.

박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 등 임시정부 각료 사진들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이게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이라고 말했다. 한인 2세들의 교육을 위해 설립한 인성학교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엔 “그 어려운 시절에도 교육을 중시했다”며 관심을 표했다.

임정 청사 재개관식 후 박 대통령은 상하이에 사는 교민 260명과 오찬간담회를 했다. 박 대통령은 “상하이는 우리 독립운동사의 살아있는 현장이면서 한국과 중국이 함께 만들어갈 미래를 상징하는 도시”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중국 최대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한국인 인턴 1기생 이은혜씨가 참석했다.

상하이=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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