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0% 반납, '청년 일자리 창출 지켜줄게요'…무슨 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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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3대 금융 그룹 회장이 자신의 연봉 30%를 삭감해 신규 채용을 늘리기로 했다.

 신한금융그룹 한동우·하나금융그룹 김정태·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은 3일 공동 발표문을 통해 “3대 금융 그룹 임원의 연봉을 자진 반납하고, 이렇게 마련된 재원을 바탕으로 신규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 열린 회장단 조찬에서 이같이 뜻을 모으고, 솔선수범을 위해 이달부터 본인 연봉(기본급+단기 성과급)부터 30%씩 삭감키로 했다. 그룹 내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의 연봉에 대해선 각 회사가 내부적으로 범위를 정하기로 했다.

 계열사 대표이사는 연봉의 20%, 전무급은 10%가량 반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하나금융이 27억원, 신한금융이 25억원, KB금융이 20억원 내외의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마련된 재원은 신입 사원 채용뿐 아니라 인턴·경력직·경단녀(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등 연간 신규 채용을 늘리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 채용 계획은 신한금융 1500명, 하나금융 1200명, KB금융 1500명 선이었다. 업계에선 이번에 마련된 추가 재원으로 각 그룹에서 연간 300명 정도의 신규채용 여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대 금융 그룹 회장이 공동으로 연봉 삭감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개별 금융 그룹 차원에서 위기 대처 방안으로 연봉을 삭감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약 3년간 회장·사장·은행장이 연봉의 30%를, 카드·금투·생명·캐피탈 사장 등이 20%, 기타 그룹 사장과 부행장 이상이 10%씩 연봉을 반납했다. KB금융 역시 금융 위기 여파로 2010년 8월 임원 연봉을 10~15% 삭감했고, 하나금융도 2013년 회장 30%, 은행장 20%, 전무 이상 10% 등으로 연봉을 깎았다.

 3대 금융지주 회장이 연봉을 삭감키로 한 건 그만큼 최근 금융 환경과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발표문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동참하고, 저금리·저성장 기조 지속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금융환경에 선제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중앙일보 jstar@joongang.co.kr

[사진 중앙DB]
연봉 30%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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