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 "AFC, 플라티니 위해 부정선거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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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이 화가 났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차기 FIFA 회장 선거에서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부정 행위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했다며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셰이크 살만 AFC 회장이 최근 가맹국에 발송한 서류의 사본을 입수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정 명예부회장이 공개한 서류는 해당 축구협회가 FIFA 차기 회장 선거에서 플라티니 회장을 지지한다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주문하는 내용이다. 서류 내용 중에는 플라티니 회장 이외에 다른 후보자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다짐도 포함돼 있다.

정 명예부회장은 "FIFA 회장 선거 참여 및 투표 여부는 각국 축구협회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사안이며,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강요하는 등의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FIFA 내규에도 어긋난다"면서 "FIFA 법규 제24조 1항과 17조 1항을 위반한 이 사안에 대해 FIFA 사무국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엄정한 조사를 해 배후를 밝히고 처벌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양식은 AFC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원국에도 배포됐지만, CAF는 자체적으로 이와 같은 움직임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 명예부회장은 "지난달 31일 도메니코 스칼라 FIFA 선거관리위원장과 코넬 보르벨리 윤리위원장에게 공식서한을 보내 살만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의 관여 여부에 대해 조사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미 배포되고 일부 작성된 문서의 수량을 파악해 이를 무효화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정 명예부회장은 "플라티니 회장은 불법적인 지지선언문 강요 행위의 최대수혜자로, 이번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FIFA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나서기 전에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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