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몸값 400억원, 경기로 증명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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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통산 13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이자 유럽리그 아시아 최고 몸값(403억원) 선수로 거듭난 손흥민은 축구대표팀 멤버들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는 인물이 됐다. 9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2연전을 앞두고 31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축구대표팀의 첫 소집 훈련에서 손흥민이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로 거듭난 이후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사람들의 환호와 축하 인사가 끊이지 않는다. 손흥민(23·토트넘)은 지금 명실상부한 한국 축구의 핫이슈다.

 손흥민이 귀국했다. 지난달 28일, 토트넘과 2020년까지 5년간 이적료 3000만 유로(403억원)에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확정한 지 사흘 만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라오스전(3일) 출전을 위해 31일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손흥민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공항 경찰특공대원 4명이 에워쌌다. 몰려든 취재진과 팬들에게서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대표팀 공개 훈련에서도 손흥민의 인기는 독보적이었다. 300여 명의 팬들이 이름을 연호했다. ‘흥해라 손흥민’이라는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손흥민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함께 찍으며 즉석 팬서비스도 했다.

 독일에서만 6년을 뛰다 잉글랜드로 옮긴 손흥민의 표정은 한결 밝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리그다. 매우 기분 좋다”면서 이적 후 첫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29일 토트넘 홈구장 화이트하트레인에서 홈 팬들에게 처음 인사하며 “소름이 끼쳤다”던 그는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청용(27·크리스탈 팰리스) 등 대표팀 선배들과의 맞대결도 기대했다. 그는 “좋아하는 형들과 대결한다니 떨린다. 유니폼도 교환하고 싶다”고 했다. 이청용도 “좋아하는 동생이 런던 생활을 마음껏 즐기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손흥민의 몸값은 유럽 무대를 누빈 아시아 선수들 중 최고액이다. 지난 2001년 일본 미드필더 나카타 히데토시(은퇴)가 AS로마에서 파르마(이상 이탈리아)로 이적하며 기록한 2600만유로(346억원)를 넘어섰다. “골 결정력을 높일 해결사로 나를 선택한 것 같다”고 설명한 그는 “토트넘이 내 가치를 높게 매겼다는 게 뿌듯하다. 400억원이라는 가치를 그라운드에서 경기력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라오스전만 뛰고 레바논전(8일)엔 나서지 않는다. 영국 워크퍼밋(노동허가서) 발급 절차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다. 빠르면 13일 선덜랜드와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그는 “새로운 리그와 다른 문화 속에서 많은 걸 보고 배워야 한다. 욕심내지 않고 한 단계씩 올라가겠다”고 했다.

 병역 문제는 손흥민의 걸림돌이다. 동북고 1학년 때 중퇴하고 독일 유학길에 올라 육민관중 졸업이 최종 학력인 손흥민은 4급 보충역 소집대상자다. 국외여행은 만 27세까지 가능하다. 현행법상 토트넘과의 계약기간(2020년 6월·28세)을 채울 수 없다. 이에 대해 그는 “아직 어리고, (병역혜택을 받을) 기회는 많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잇단 이적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표팀은 손흥민 외에도 구자철(26)과 박주호(28)가 각각 아우크스부르크와 도르트문트(이상 독일)로 이적해 가용자원이 줄었다. 구자철은 계약을 위해 31일 재출국했고, 박주호는 레바논전만 뛴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이동이 잦은 유럽이적시장 막바지에 A매치를 치르는 건 부적절하다”고 국제축구연맹(FIFA)을 꼬집었다.

화성=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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