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화물기 40시간 동승기] 까다로운 '손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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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을 떠나 3월 14일 밤 브뤼셀에 도착한 화물기. 다시 이륙하기 전까지 약 두 시간 동안 화물 하역과 탑재, 정비와 급유가 동시에 이뤄진다. 브뤼셀=박종근 기자

항공화물 중에는 수송하기 까다로운 품목이 많다. 이런 화물들은 특수한 포장을 하지만 수송 과정에서도 특별대우를 받는다.난초가 그런 품목이다. 항공으로 수송되는 난초는 태국산이 많다. 최종 목적지는 대부분 미국이다. 난초를 나를 때는 우선 오랜 시간의 비행을 견딜 수 있도록 영양 흙으로 감싼다. 차곡차곡 박스에 넣은 뒤에는 공기가 잘 통하도록 환기구를 마련해 준다.

한국이 수입하는 의료장비 중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장비는 일부 항공사가 탑재를 꺼리기도 한다. MRI 장비에 포함된 헬륨가스가 폭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장비를 수송할 때는 헬륨가스를 제거하고 장비만 탑재하는 경우가 많다.

실험용 미생물 수송도 골치 아픈 화물이다. 온도에 민감한 데다 바이러스의 성격에 따라선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이때는 냉장 또는 냉동 컨테이너를 동원해 수송한다.

신선도가 중요한 수산물도 품목마다 수송법이 다르다. 바닷가재는 기절시킨 뒤 냉동해 싣고 오고, 대구는 냉장해서 수송한다. 다소 의외지만 가죽 옷도 신경을 많이 쓰는 화물 중 하나다. 비행기로 수송되는 가죽 옷은 ㎏당 수천 달러에 달하는 고가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접어서 박스에 포장하는 일반 의류와 달리 옷걸이에 양복 보관하듯 하나씩 포장돼 단독 컨테이너에 싣는다.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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