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 끝내기 3점포, SK 가을야구 불씨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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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의 안방마님 정상호(33·사진)가 9회 말 끝내기 홈런으로 팀을 구했다. SK는 꺼져가던 5위 진입의 불씨를 살렸다.

 SK는 26일 인천에서 열린 KIA와의 홈 경기에서 5-4로 역전승을 거두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SK는 이날 승리로 7위로 한 계단 올라서며 5위 KIA를 3.5경기 차로 뒤쫓게 됐다.

SK는 8회까지 2-4로 끌려갔지만 9회 말 KIA 마무리 윤석민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선두타자 박정권이 내야안타로 출루한 후 브라운이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대타로 들어선 조동화가 풀카운트 끝에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1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8번 타자 정상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정상호는 2구째 슬라이더(시속 136㎞)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끝내기 3점 홈런. 정상호의 시즌 9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2호 끝내기 홈런이었다. 정상호는 3타수 2안타(1홈런)·1득점·3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던 SK는 시즌 초 선두권을 달렸다. 하지만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서 8월엔 8위까지 처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8월 승률은 3할(6승14패)로 최하위를 기록 중이었다. 주전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팀 분위기마저 가라앉았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86억원 잭팟을 터뜨린 거포 최정은 지난 5월말 어깨 부상, 최근에는 발목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 22일 NC전에서 복귀했지만 아직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 KIA전에서도 삼진만 3개 기록했다.

 투수진도 줄줄이 부상에 쓰러졌다. 선발투수 윤희상은 올 시즌 팔꿈치·어깨 통증 등으로 세 차례나 2군에 내려갔다. 에이스 김광현은 담 증세로 25일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다. SK는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싸움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주전들이 부진한 사이 백업 선수들이 힘을 냈다.

선발투수 박종훈은 이날 6과3분의1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3실점으로 역투했다. 주전 포수 이재원을 대신해 나온 정상호는 끝내기 홈런으로 팀을 구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끝내기 홈런으로 이겼다는 것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목동에서는 넥센이 4회 박병호의 스리런포(시즌 45호)를 앞세워 kt를 9-1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홈런 1위 박병호는 2위 에릭 테임즈(NC·37개)와의 격차를 8개로 벌렸다. 넥센 선발 피어밴드는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10승(8패)째를 올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프로야구 전적(26일)
▶넥센 9-1 kt ▶SK 5-4 KIA
▶두산 5-3 롯데 ▶LG 6-1 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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