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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요금 내달 9% 올려야 제 때 못 올리니 부채 계속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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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승훈(70·사진)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다음 달 도시가스 요금을 9%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사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5월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도입비용도 올라 원료비 부문에서 가스요금 인상 요인이 생겼다”며 정부에 이런 인상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1998년 도입한 원료비 연동제를 통해 홀수 달에 도시가스 요금을 결정한다. LNG 도입가격에 연동해 2개월마다 원료비를 산정하는데, 여기엔 4개월 전 국제 유가 가격과 1개월 전 환율이 영향을 끼친다.

 문제는 가격 결정의 기준이 되는 시점의 유가가 현재와 비교해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지난 5월 국제 유가 가격은 배럴 당 65달러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현재는 40달러 선으로 내려갔고, 최근엔 환율까지 올랐다.

 이 사장은 “유가가 떨어지는 시기인데 왜 요금을 올리느냐는 주장이 있는데, 그건 과거에 (요금이) 안 올라갔던 게 이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 이후 원가 이상으로 요금을 받지 못해 적자가 누적됐다”며 “정부가 원료비가 올라갈 때는 요금을 올려주지 않고 내려갈 땐 내버려둬 부채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스공사의 부채는 37조476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 가까이 늘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도 이날 기자 간담회를 갖고 가스 요금 인상에 대해 “가스공사의 요구안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라 가스 가격 인상으로 기업과 서민이 받는 부담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상률 4~5% 수준에서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정년 퇴직한 이 사장은 산업자원부 전기위원회 위원장과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을 거쳐 7월 임명됐다. 이 사장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셰일가스를 개발해 가스가 많이 남는다”며 “내가 그 시장에 뛰어 들기 위해 공모를 통해 사장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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