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ravel] 매년 100만 명 참가 … 하와이 ‘역사·문화’ 담은 최대 전통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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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대관식

1959년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기 전까지 하와이는 독자적인 문화권을 가진 나라였다. 5세기 폴리네시아에서 이주해 온 원주민들은 1893년까지 독립 왕조를 유지했다. 이 같은 하와이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는 행사가 있다. 바로 ‘알로하 페스티벌(Aloha Festivals)’이다. 매년 100만 명 이상 참가하는 하와이 최대 전통 축제가 9월 5일부터 26일까지 하와이 오하우 섬에서 열린다. 휴양지라는 이미지에 가려졌던 하와이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대관식

하와이는 온화한 기후를 자랑한다. 한국의 초여름 날씨처럼 기온이 연중 23~28도에 머물고 바람도 산뜻하다. 하나 9월만큼은 하와이 전역이 축제 분위기로 뜨겁게 달궈진다. 하와이 최대 전통 축제 ‘알로하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이다.
 
알로하 페스티벌의 전신은 ‘알로하 위크’다. 1946년 하와이 음악·춤·역사를 기리는 소규모 축제였던 알로하 위크를 하와이 청년 상공회의소 회원들이 앞장서 대중적인 행사로 만들었다. 하와이만의 독특한 전통과 풍습을 기리고 보존하는 취지는 그대로 가져가되 하와이를 방문한 여행객들도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도록 축제 규모를 확대했다. 외부인을 따뜻하게 맞아들이는 하와이 고유의 환대 정신(알로하 정신)을 반영해서였다.
 

알로하 페스티벌 퍼레이드

올해 69회째를 맞는 알로하 페스티벌은 매년 그해를 상징하는 축제의 테마를 정한다. 올해 테마는 ‘훌루 알로하: 소중한 보물 깃털(Hulu Aloha: Beloved Feather Treasures)’이다. 깃털은 하와이에서 신성한 아이콘이다. 화려하고 정교한 깃털이 왕족과 특권 계급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하와이에서 전통 깃털 공예 훌루(Hulu)가 이어져 오는 것도 왕족들이 깃털을 이용한 의상과 소품을 착용한 까닭이었다.
 
이번 알로하 페스티벌에서는 훌루의 매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개막일인 5일 로열 하와이안 호텔과 로열 하와이안 센터 내 로열 그로브 광장에서 열리는 왕실 대관식과 개회식을 통해서다. 축제 기간 동안 하와이 오하우 섬은 춤과 노래로 떠들썩해지지만 왕실 대관식만큼은 엄숙하고 진중한 분위기에서 치러진다. 왕실 대관식은 1810년 하와이 왕국을 건설한 카메하메하1세를 기리는 의미로 새 왕족이 왕궁을 차지하는 과정을 재연하는 행사다. 대관식에서 왕실 가족들은 깃털 장식 의상으로 하와이 전통의 미를 유감없이 보여 줄 참이다. 개막식이 끝나면 하와이 전통 훌라 공연이 이어져 축제 분위기를 돋운다.
 
축제에 음식과 파티가 빠질 수 없다. 19일 와이키키 번화가 칼라카우아 거리에서 하와이 최대 규모의 블록 파티 ‘와이키키 호올라울레아(Waikiki Ho`olaule`a)’가 열린다. 행사장에 방문하면 훌라 공연과 전통 공예품 및 꽃목걸이 전시회를 감상할 수 있다. 다채로운 하와이 음식이 제공되는 시식회도 참가할 수 있다.

알로하 페스티벌 퍼레이드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인 26일에 진행되는 ‘꽃마차 퍼레이드(Floral Parade)’다. 알라모아나 공원에서 칼라카우아 거리를 지나 카피올라니 공원까지 퍼레이드 행렬이 이어진다. 참석자들의 화려한 옷차림은 축제 최대 볼거리다. 밴드가 연주하는 행진곡에 맞춰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과 함께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행사가 이어지니 일찌감치 자리를 확보하는 게 좋다. 축제와 관련된 여행 정보는 알로하 페스티벌 홈페이지(alohafestivals.com) 참조.

글=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사진=하와이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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