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로 앞날 불투명해진 강남 재건축 분양전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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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기자] 21일 서울 강남권 재건축 분양시장이 개장했다. 이날 올해 분양예정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처음으로 SK건설이 짓는 대치 SK뷰(옛 국제)가 SK뷰 주택문화관인 개포동 뷰갤러리에 문을 열었다.

이 아파트는 분양물량이 많지 않지만 입지여건이 좋고 오래간만의 강남권 재건축 분양이어서 방문객들이 몰렸다.

건립가구수 239가구 중 일반분양분이 전용 84㎡형 39가구다. 교통 등 입지여건은 강남권 어느 아파트 못지 않게 잘 갖춰져 있다. 특히 대치동은 ‘교육 1번지’로 불릴 만큼 사교육시설 등 교육환경이 뛰어나 곳이다.

대치SK뷰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벌어질 강남권 재건축 9개 단지의 릴레이 분양에 주택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분양시장의 흥행 보증수표나 마찬가지여서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더욱 띄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청약자격이 통장가입 2년에서 1년으로 완화되기 전인 데도 서울 1순위 경쟁률만 수십대 1이었다. 올해 주택시장이 더 좋아졌고 청약문턱이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청약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 성공은 강남권 일대 재건축 사업을 재촉하게 된다. 사업이 활발해지면 투자수요가 가세해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른다. 가격 상승은 재건축 사업장에서 강남권 일반 아파트로, 강남권 이외 지역으로 확산된다.

강남권 재건축 분양 성공의 긍정적인 도미노 효과다.

하지만 기대만 하기에는 상황이 묘한 구석이 있다. 남북관계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냥 넘어가지 않고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된다면 그 ‘유탄’은 당연히 분양시장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가 경제가 흔들릴 수 있는 사안 앞에서 분양시장 역시 맥을 추기 힘들다.

대치동서 2년새 분양가 25% 상승

분양가 문제도 있다. 대치 SK뷰의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 수준이다. 2013년 10월 분양된 바로 옆 단지인 래미안 청실(옛 청실)의 분양가가 3.3㎡당 3200만원 선이었다. 2년 새 3.3㎡당 800만원(25%) 뛰었다. 전용 84㎡형의 분양가가 2억원 가량 올랐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돼 예상되긴 했지만 강남권 재건축 단지 분양가의 고공행진이 현실화했다. 다른 재건축 분양단지들의 고분양가 책정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에서 고분양가는 분양시장에서 주택수요자들을 멀어지게 할 수 있다. 강남권에서 시작된 고분양가 논란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돼 분양시장 전반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많다. 남북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상황을 제외하고 웬만한 악재로는 시장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과거에도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주택시장에 대형 악재로 거의 작용하지 못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가 높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지나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동안 강남권 시세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분양가 상승만 들여다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역시 일리 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낙관하기는 힘들다. 어떤 식으로 전개되든 강남권 재건축 분양은 주택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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