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Fed “금리 인상 근접했지만 … ” 마지막 변수 중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시점에 근접했다. 그러나 아직 경제적 조건이 충족되지는 않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지난달 말 결론이다. Fed는 19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록을 공개했다. 7월 FOMC 회의는 28~29일 열렸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방점은 ‘근접’보다 ‘미충족’에 찍혔다. 시장에서 9월에 기준금리 인상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부상하는 이유다. 미쓰비시 UFJ증권의 금리 전략가인 존 허먼은 블룸버그에 “Fed가 9월 금리 인상에서 물러서는 길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시각엔 이유가 있다. 7월 실업률은 6월과 마찬가지로 5.3%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한 달 전보다 0.1% 상승에 그쳤다. 지표가 별로 개선된 게 없다. 9월 FOMC 회의(16~17일)까지 지표가 확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회의록에서 정작 눈길을 잡아끄는 대목은 따로 있었다. ‘중국 리스크’다. Fed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의 파급효과(spillover) 가능성이 우려를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참석자는 “중국 경기의 실질적인 둔화가 미국 경제 전망에 리스크를 안겨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Fed가 중국 리스크를 심각하게 보고 있음이 공식 확인된 것이다.

 이 회의가 열린 당시만 해도 중국 당국의 완력이 시장에 먹혀들 때다. 참석자들이 “중국 증시 하락이 중국의 성장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의견을 모을 정도였다. 그 후 중국 당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와 증시 급락이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중국 리스크는 더 커졌다고 봐야 한다.

 미국이 중국의 경기 둔화를 걱정하는 핵심 이유는 중국의 경기 침체가 가져올 달러 강세다.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면 남미와 동남아, 유럽이 직격탄을 맞는다. 한국도 치명적이다. 여기에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신흥국의 통화 가치는 반사적으로 떨어지게 돼 있다.

 어느 경우든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고, 이는 미국에 ‘디플레 수입’을 초래한다. 브루스 카스만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강세는 미국 제조업에 타격을 주고 디플레를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고용은 위축되고, 물가는 떨어진다. Fed의 양대 목표가 모두 손상되는 것이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끌어내림으로써 통화전쟁의 1차 방아쇠를 당겼다는 시선을 받고 있다. Fed의 제로금리 고수는 미국의 반격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전선은 확대된다. 다만 한시적인 ‘치고받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9월이 아니라면 12월엔 Fed가 움직일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무엇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여러 차례 ‘연내 금리 인상’을 공언해 왔다. 리처드 피셔 전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Fed는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Fed로선 달러화 강세도 달갑지 않지만 신뢰 상실은 더욱 피해야 한다. 중국 리스크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마주한 옐런 의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서울=하현옥 기자 is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