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년 전 혜초 걸었던 꿈의 길, 축제로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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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경주 2015’ 개막을 나흘 앞둔 지난 17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공연장에서 무용극 ‘바실라’ 리허설이 열리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는 유라시아와 함께하는 문화축제인 ‘실크로드 경주 2015’가 21일 막이 오른다. 경주시 천군동 보문단지 경주엑스포 공원에서다. 유엔 산하 세계관광기구(UNWTO)가 행사를 공식 후원한다.

 이날 오후 3시 펼쳐질 개막공연의 주제는 ‘하나의 길, 하나의 꿈’. 모티브는 1300년 전 실크로드를 여행한 한민족 최초의 세계인인 신라 고승 혜초다. 뮤지컬 배우 남경주가 혜초의 서역기행을 솔로로 부른 뒤 출연진 200여 명의 대합창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번 행사는 59일 동안 ▶문명의 만남 ▶황금의 나라 신라 ▶어울림 마당 ▶연계 행사 등 4개 분야에서 30여 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조직위원회는 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 네 가지를 추천한다. 첫째는 실크로드 그랜드 바자르다. 실크로드 19개국 20개 도시의 현지 상인이 전통 복식을 하고 전통차와 음식·수공예품·민속공연 등을 선보인다. 주제 전시는 ‘비단길·황금길’이다. 경주에서 출발해 초원길·사막길·바닷길을 지나는 여정을 담은 전시로 유라시아 실크로드의 비전을 느끼게 한다. 셋째는 부처님의 옷깃을 만져볼 수 있는 석굴암 HMD(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트래블이다. 정보통신(IT) 기술을 통한 가상체험이다. 대표 공연인 ‘플라잉 화랑원정대’도 빅4로 꼽는다. 다음은 행사를 진두지휘하는 이동우(사진) 경주엑스포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하나의 길, 하나의 꿈’이란.

 “실크로드 국가들이 이해관계가 복잡한 경제나 외교·안보 등이 아닌 문화로 하나가 되자는 뜻을 담았다.”

 - 이번 행사는 어떤 의미가 있나.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우리를 알아달라고 외쳤다면 이제는 실크로드와 유라시아를 향해 공존의 메시지를 발신한다.”

 - 참가하는 나라는.

 “그랜드 바자르에 실크로드 20개국이 참가하고 실크로드대학연맹 에 참여하는 유라시아 대학까지 합하면 40여 개국이 될 것이다.”

 - 어디가 적극적인가.

 “물론 실크로드의 서쪽 끝 터키다. 다음은 중국이고 고려인이 많은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과 인도도 관심이 많다.”

 - 북한관이 꾸며진다는데.

 “실크로드를 이야기하면서 북한과 평양을 뺄 수는 없지 않은가. 북한이 직접 참여하지 않고 고구려·고려의 문화를 소개하는 데 그쳐 아쉽긴 하지만…. 통일도 문화가 기반이 된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3’과 육·해상 실크로드 4만4000㎞ 탐사 등 일련의 실크로드 행사를 통해 얻은 게 있다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지방자치단체가 세계적인 행사를 주도한 적이 없었다. 그걸 경북이 해냈다. 그 과정에서 경북이 유·불·선 등 우리 전통문화의 보고이고 경북인이 우리 문화의 종손임을 다시금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 향후 계획은.

 “서울 중앙박물관엔 일제 강점기에 수집한 실크로드 컬렉션이 있다. 그걸 이제는 실크로드의 동쪽 끝인 경주박물관으로 옮겼으면 한다. 또 ‘실크로드 문화상’을 제정하고 내년부터 ‘실크로드 국제포럼’도 개최할 계획이다.”

 - 입장권은 56만 장 예매를 목표로 했는데.

 “메르스 여파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급격히 회복 중이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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