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홀딩스·L제2투자 대표, 어제부터 신동빈으로 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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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순환출자의 핵심 고리인 일본 롯데홀딩스와 L제2투자회사의 재무·사업 현황을 17일 공개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롯데그룹 비상장사 4곳(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알미늄·롯데로지스틱스)의 수정된 사업보고서를 통해서다. 이는 금융감독원의 정보 공개 확대 요구에 따른 조치다. 이 네 회사는 국내에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았기 때문에 재무제표를 비롯한 투자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빠진 정보가 많아 금감원의 보완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르면 호텔롯데·롯데물산의 대주주인 롯데홀딩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17일부터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그전까지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쓰쿠다 사장이 공동대표였다. L제2투자회사(롯데알미늄·롯데로지스틱스 대주주)의 대표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었지만 17일부터 신동빈 회장으로 교체됐다고 신고했다.

 롯데홀딩스는 2007년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롯데 투자부문을 분리해 설립했다. L제2투자회사 역시 2007년 롯데상사㈜의 투자부문을 분리해 만들었다. 두 회사 모두 매출액은 적지만 이익률이 높다. L제2투자회사는 매출 8억5000만 엔(80억8000만원)이 100% 모두 영업이익이다. 롯데홀딩스는 매출 34억 엔 중 영업이익이 14억 엔이다.

 이번에 공개된 정보는 공시 규정상 최소한의 공개 요건을 충족했다는 평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 정도 정보로는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정보를 알 수 없다”며 “이번 롯데 사태를 계기로 자금 조달 기업이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대주주 정보를 자세히 공개하도록 공시 규정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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