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 후 처음 ‘아버지 나라’ 케냐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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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아버지의 조국인 아프리카 케냐를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케냐 방문은 2009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어서 케냐에서는 환영 무드가 고조되고 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 고다운아트센터 외벽에 그려진 오바마 대통령 벽화. [나이로비 AP=뉴시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케냐를 방문한다. 케냐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아버지의 나라’를 방문한다는 의미가 있다. 2009년 1월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케냐 방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이라는 비망록에서 1988년 케냐를 방문해 할머니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소개했다. 하버드 법대 졸업 직후인 91년과 상원의원 시절인 2006년에도 방문해 모두 세 차례 케냐를 찾았으나 대통령이 된 뒤에는 방문할 기회가 없었다.

 케냐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금의환향’으로 여기고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하는 공항에서부터 수도 나이로비로 향하는 거리에 성조기와 케냐 국기를 나란히 걸어놓는 등 환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는 케냐 공직자 출신으로, 미국 유학을 갔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태어난 직후 케냐로 돌아왔다. 현재 케냐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친할머니인 사라 오바마(93)와 친척들이 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케냐 방문에서 테러 방지와 인권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 정상회동을 갖는 만큼 극단주의 테러 조직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논의될 전망이다. 케냐는 2011년 아프리카 연합군을 구성해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관된 알샤바브 축출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 알샤바브의 보복성 테러 공격으로 400명이 넘는 케냐인들이 살해됐다. 알샤바브는 케냐의 쇼핑몰과 대학 기숙사까지 공격하며 잔혹성을 더해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이후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미국의 아프리카 투자가 부진해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일부러 아프리카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런 불만을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케냐에 이어 오는 26~28일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에티오피아를 방문해 아프리카와의 유대 강화에 나선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24일부터 3일간 … 테러방지 등 논의
“금의환향” 케냐 국민 들뜬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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