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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생각나는 프랑스 전통 스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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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 독자와 함께한 SPC 쿠킹 클래스

임석 셰프(왼쪽)가 독자들에게 쇠고기 스튜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임 셰프는 “가니쉬(고명)로 올릴 양송이버섯은 일정한 크기로 9등분 정도로 자르는 게 적당하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16일 양재동 SPC컬리너리아카데미에서 江南通新 독자 8명과 쿠킹 클래스를 했다. SPC컬리너리아카데미의 임석 셰프가 프랑스 전통 방식으로 만든 ‘쇠고기 콩소메(맑은 고깃국물로 된 수프)를 이용한 양파수프’와 ‘쇠고기 스튜’(블랑케뜨보)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SPC컬리너리아카데미는 프랑스 유명 요리학교인 에콜 르노트르의 정규 과정을 운영하는 전문 교육기관이다. 두 가지 요리 모두 에콜 르노트르 교육 과정에 있는 프랑스 전통 요리로 육수를 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요리보다 정성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깊은 맛이 나고 맛이 강하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프랑스식 쇠고기 스튜.

 임 셰프는 쇠고기 스튜부터 시연했다. 프랑스 전통 쇠고기 스튜는 쇠고기와 채소를 푹 끓여낸 육수를 졸여 되직하게 만들고 여기에 익힌 쇠고기, 볶은 양파와 버섯 등을 함께 넣어 먹는 요리다. 임 셰프는 시연에 앞서 사용할 식재료를 설명했다. 스튜용 쇠고기는 오래 끓이기 때문에 값싼 부위를 사용해도 된다. 목살·우둔살처럼 기름기가 적고 질기지 않은 부위가 적당하다.

 육수는 쇠고기·양파·당근·마늘·부케가르니를 같이 끓여 만든다. 부케가르니는 파슬리 줄기와 통후추, 셀러리, 타임(허브)을 파 안에 넣고 감싼 것으로 프랑스 요리에서 향을 낼 때 주로 사용한다. 쇠고기는 핏물을 제대로 제거해야 맑은 국물을 얻을 수 있다. 빨리 핏물을 빼려면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찬물에 넣고 끓이다 물이 끓으면 건져내면 된다.

 데쳐낸 쇠고기는 다시 차가운 물이나 육수(쇠고기 또는 치킨)를 넣고, 끓으면 채소를 넣은 후 은근한 불에서 4시간 정도 더 끓인다. 육수를 끓일 때 올라오는 불순물을 계속 제거해 줘야 맑은 육수를 얻을 수 있다. 또 육수를 끓이고 건져낸 쇠고기는 다시 스튜에 넣기 전까지 젖은 수건이나 뚜껑을 덮어 보관해야 표면이 마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완성된 육수는 화이트루를 이용해 되직하게 만든다. 화이트루는 프랑스 요리에서 소스나 수프의 농도를 되직하게 만들 때 사용하는데 밀가루와 버터를 1대 1의 비율로 넣고 볶아 만든다. 육수에 화이트루를 넣어 1차로 농도를 조절한 후 달걀노른자와 생크림을 섞어 만든 것을 넣고 저어가며 끓여 다시 한 번 농도를 조절한다. 여기에 미리 볶아낸 버섯과 양파를 함께 넣으면 완성이다. 임 셰프는 “버섯 역시 다른 채소와 마찬가지로 껍질에 영양가가 많아서 껍질을 벗겨 내지 않고 살짝 닦아 사용한다. 또한 버섯은 자르면 표면이 검게 변하는 게 레몬 주스를 넣어주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식 양파 수프를 만들었다. 수프 육수도 스튜처럼 쇠고기와 채소를 넣고 만든다. 이때 양파는 반으로 자른 후 버터를 녹인 팬에 한 면을 구워서 넣으면 육수의 단맛이 강해지고 색도 진해진다. 육수에 달걀흰자, 잘게 다진 쇠고기, 토마토 등을 갈아 넣고 함께 끓인다. 임 셰프는 “육수에 달걀흰자를 넣는 건 달걀의 단백질이 불순물을 뭉치게 하는 역할을 해 더 맑은 육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15분 정도 끓인 육수는 고운 체나 깨끗한 천에 걸러 맑은 국물(콩소메)을 얻는다. 이때 천은 물에 적셔 사용해야 더 촘촘해져 미세한 덩어리도 걸러낼 수 있다. 슬라이스한 양파를 버터나 오일을 넣고 갈색이 될 때까지 볶은 후 완성된 콩소메를 넣고 20분 정도 끓인 후 빵과 치즈를 넣고 200도 오븐에서 10~15분 정도 끓이면 완성된다.

 셰프의 시연이 끝난 후 독자들이 직접 쇠고기 스튜를 만들었다. 다 만든 후 직접 만든 쇠고기 스튜와 양파 수프를 함께 시식했다. 독자 조혜영(45·역삼동)씨는 “프랑스 요리는 배울 기회가 드문데 이번 기회에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두 요리 모두 정성이 필요해 만들면서 유독 딸 생각이 난다. 집에 가서 꼭 만들어줘야겠다”고 말했다.

임석 셰프의 쇠고기 스튜

재료(4인분): 쇠고기 목살 800g, 양파·대파·당근 100g씩, 마늘·부케가르니 1개씩, 육수 혹은 찬물 1L, 생크림 300g, 화이트루 80g(버터·밀가루 40g씩), 달걀노른자 1개, 생크림 50g, 가니쉬(양파·양송이버섯 150g씩, 버터 100g,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방법

① 쇠고기 목살을 잘라 찬물에 넣고 데쳐 꺼내 핏기를 없앤다.
② 냄비에 찬물(또는 쇠고기 육수)과 1의 목살을 넣고 다시 끓인다.
③ 2가 끓으면 미리 썰어놓은 양파·대파·당근과 부케가르니를 넣고 불을 줄인 후 뚜껑을 덮고 뭉근하게 1시간 정도 끓인다.
④ 양파와 양송이 버섯은 각각 버터·소금·후추를 넣고 볶는다.
⑤ 3의 육수에서 목살을 꺼내 뚜껑을 덮어 보관한다.
⑥ 팬에 버터·밀가루를 넣고 볶아 화이트루를 만든다.
⑦ 3의 남은 육수는 계속 끓여 졸이다 화이트루를 넣어 농도를 조절한다.
⑧ 육수에 다시 달걀노른자와 생크림을 섞어 만든 혼합물을 넣어 다시 한번 농도를 조절한다. 이때 거품기로 계속 저어 줘야 재료가 잘 섞이고 냄비 바닥에 눌러붙지 않는다.
⑨ 8의 소스가 완성되면 그릇에 목살과 볶아놓은 양파·양송이버섯·졸인 육수를 담는다.

글=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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