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 상품인 반도체의 수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액은 늘었지만 성장폭이 크게 줄어든 데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감소세가 뚜렷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9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 1~4월 반도체 수출액은 총 54억3천1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액은 대부분 1월(전년 대비 39.6% 증가) 실적 호조에 힘입은 것이고, 이후 월별 증가율이 줄어들어 4월에는 1.3% 감소했다.
특히 주력상품인 D램 등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올 들어 4월까지 수출액이 26억3천9백만달러에 그쳐 지난해보다 13.1%나 줄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지난해보다 41.1%나 줄어 크게 위축된 상태다.
산자부 관계자는 "올 4월 미국이 하이닉스 반도체에 57%의 상계관세를 부과한 데다 올 상반기 이라크 전쟁과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여파 등으로 대미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출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와 디지털카메라 등의 저장 매체로 쓰이는 플래시메모리 등의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은 "최근 추세를 볼 때 3분기 이후부터는 반도체 수출이 다시 성장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