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외국인 노병 뒤늦은 태극 무공훈장 수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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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25 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해 무공을 세운 노병 4명에게 무공훈장을 줄 예정이다.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오는 23일 방한하는 미국인 헥터 캐퍼라타(86), 토머스 허드너 주니어(91), 캐나다인 에드워드 존 매스트로나디(90), 영국인 윌리엄 스피크먼(88) 등이 대상이다.

국가보훈처는 21일 "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7월 27일) 62주년을 맞아 15개국 유엔군 참전용사와 가족 등 150여명이 오는 23∼28일 보훈처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다"며 "오는 27일 헥터 캐퍼라타씨등 4명에게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서 태극무공훈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25 전쟁 당시 미 해병대 소총수였던 캐퍼라타는 1950년 겨울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에게 포위되자 적을 유도하기 위해 혼자 진지 꼭대기에 올라 일부러 표적이 되는 용맹성을 발휘했으며 15명을 사살하고 진지를 지켜냈다.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한 토머스 허드너 주니어는 장진호 전투에서 전투기가 추락돼 고립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전투기를 동체 착륙시키는 전우애를 보였다. 윌리엄 스피크먼은 1951년 중공군과 육탄전을 벌이며 방어선을 사수했다.

또 매스트로나디씨는 캐나다 왕립연대 중위로 참전했으며 51년 연천군 고왕산 전투에서 “캐나다 형제들이여, 오늘 밤 죽을 각오를!”이라고 외치며 소대원들을 이끌고 백병전을 벌인 끝에 한 명의 전사자도 내지 않고 중공군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들외에 이번에 방한하는 참전용사들 가운데 윈턴 마샬 미 공군 예비역 중장(96)은 국민훈장 모란장을, 브렌트 제트 시니어 미 40사단 6·25 참전용사회장(82)과 샐 스캘라토 뉴욕주 6·25 참전용사회장은 각각 국민포장을 받는다.

한국 방문단에는 6·25 전쟁 당시 미 8군 사령관으로 참전해 ‘한국 육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의 외손자 조지프 맥크리스천 주니어 씨도 포함됐다.

이들은 정전협정 기념식 참석 외에도 비무장지대(DMZ) 방문, 서울현충원 국립묘지 참배, 예술의전당 평화음악회 관람, 중앙박물관 관람 등을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보훈처는 오는 23일부터 7일간 6·25 참전 17개국의 청소년 104명을 초청해 국내 대학생 59명과 함께 ‘유엔 참전국 청소년 평화캠프’를 개최한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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