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라 무시마라, 여름배구는 ‘우리’가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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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선수들이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김상우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청주=뉴시스]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가 2015 KOVO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우리카드는 1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OK저축은행을 3-1(25-21 21-25 25-17 25-15)로 이겼다. 2013년 드림식스를 인수한 우리카드는 창단 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1년 LIG손해보험에서 물러난 뒤 프로 무대로 돌아온 김상우(42) 우리카드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우승을 이끌며 2015~16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결승에서 21점을 올린 우리카드 최홍석(27)은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2014~15시즌 V리그는 지도자 세대교체의 출발점이었다. 김세진(41)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이 우승하며 10년 동안 이어진 삼성화재-현대캐피탈 양강 체제를 무너뜨렸다. 그러자 60세 동갑내기 신치용(삼성화재)·김호철(현대캐피탈)·강만수(우리카드) 감독과 문용관(54) 전 LIG손해보험 감독이 물러났다. 삼성화재는 신 감독 후임으로 임도헌(42) 감독을, 현대캐피탈은 최태웅(39) 감독을 선임했다. KB손해보험은 강성형(45) 감독대행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번 컵대회는 젊은 감독들의 각축장이 됐다. 지난 시즌 V리그 최하위(3승33패)였던 우리카드가 우승하면서 프로배구 지형을 흔들었다.

 모기업 사정 탓에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프로배구를 떠날 예정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팀을 운영하기로 했지만 군복무 중인 신영석(30)을 현대캐피탈로 현금 트레이드한 사실이 밝혀져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선수단에게 강한 메시지를 날리고 있다. 조별리그 2연패 후 김 감독은 주전 세터 김광국(28)에게 “프로답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국가대표로 뽑힌 것도 의외”라고 말했다. 선수단은 바짝 긴장했다. 주포 최홍석을 라이트로, 이동석(22)을 레프트로 이동한 전술 변화도 효과를 발휘했다.

 컵대회는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아 팀 전력을 제대로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하위였던 우리카드가 우승을 차지할 만큼 팀간 전력 차이가 작아진 건 분명하다.

 OK저축은행은 국가대표 3총사 이민규(23)·송명근(22)·송희채(23)가 버티고 있다. 삼성화재도 여전한 조직력을 뽐내며 4강에 올랐다. 베테랑 세터 권영민(35)을 영입한 KB손보는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거두며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대한항공은 주전 세터 한선수(30)가 다음달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1승2패로 탈락한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의 ‘스피드 배구’가 자리잡는다면 언제든 선두권을 넘볼 수 있다.

 여자부에서는 IBK기업은행이 현대건설을 3-2로 누르고 우승했다. IBK 김희진(35점)이 MVP를 수상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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