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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5포 세대’ 탈출구는 고부가 서비스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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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바늘구멍도 모자라 청년실신(청년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합성어), 인구론(인문계 졸업생의 90%는 논다), 5포 세대(5가지 포기 세대)까지 나왔다. 청년세대가 이렇게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현실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와 민족에게 미래의 희망이 있을까 하는 우려마저 든다.

 5포 세대란 말의 맨 앞에 놓인 것이 바로 ‘취업’이다. 취업이 기대하는 만큼 안 되니 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내집마련까지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미 ‘고용 없는 성장’이 대세가 된 시대에 좋은 일자리가 저절로 만들어질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청년들이 부모세대에게 ‘우리도 좀 먹고살게 길 좀 비켜주세요’ 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세대 간 제로섬 게임을 하기보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적극 육성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는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바로 청년들이 좋아하고, 일하고 싶어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자존감과 개성을 중시하는 요즘 청년들은 아무리 조건을 따져도 결국은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한다. 2013년 청년위의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청년들은 ‘자기 삶의 성공 기준’으로 ‘주관적 만족감(36.2%)’을 금전적 보상(27%)이나 사회적 지위·권력(13.7%)보다 훨씬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서비스산업은 고용촉진 효과가 크다. GDP가 10억원 늘어나면 제조업 일자리 창출 인원은 9.3명이지만 서비스산업은 16.6명에 달한다. 게다가 저출산·고령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1인 가구 증가 등 최근 인구·사회구조의 변화는 우리 산업에 새로운 서비스 분야의 시장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분야를 집중 육성해 청년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절박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사회의 움직임은 너무 더디다.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되는 법안들이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특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발의된지 2년이 넘었다.

 기업들도 서비스산업 부문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주었으면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관광객이 1400만 명을 넘었고 외국인 환자수는 25만 명에 달했다. 이런 호재를 활용해 관광·의료·뷰티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 투자해주길 기대한다.

 기업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서비스산업 규제완화 노력이 강력하게 지속되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서비스 업종 대기업의 순일자리 창출 효과는 ‘진입규제가 없는 경우’에 2.6배나 증가한다고 한다. 불필요한 진입규제가 없는지 재점검해 없애거나 완화하려는 노력이 긴밀히 요구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의 해법은 청년들이 좋아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활성화’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이제 우리 국회·기업·정부가 혼연일체가 되어 액션 할 때다.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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