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나온 디스크, 고주파내시경으로 크기 줄이니 통증 싸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강남초이스병원 최양문 대표원장이 디스크 환자에게 고주파 시술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 속도가 빠른 게 장점이다. 서보형 객원기자

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위로는 머리를 받치고 아래로는 골반과 연결된다. 머리에서 출발한 신경이 뻗어나가는 주요 통로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대인은 척추의 중요성을 쉽게 간과한다. 습관적으로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거나 다리를 꼰다. 무리한 레저활동을 즐기다 허리를 다치기도 한다. 잘못된 자세와 외상은 허리디스크의 주범이다. 디스크는 발병 부위가 제각각이어서 치료가 까다롭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허리디스크의 치료법을 알아본다.

두 달 전부터 극심한 허리·다리 통증에 시달려 온 정모(45·경기도 고양시)씨. 진단 결과, 급성 중증 허리디스크였다. 디스크가 심하게 돌출돼 파열 직전이었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에 덜컥 겁부터 났다. 정씨는 수소문한 끝에 맞춤치료를 시행한다는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그는 비수술 치료만으로 통증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정씨를 치료한 강남초이스병원 최양문 대표원장은 “의술의 발달로 수술하지 않고 허리디스크를 치료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는 요통과 함께 다리 전체에 저릿저릿한 증상이 나타난다.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밀려나온 탓이다. 디스크는 나이가 들면서 약해진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척추의 힘을 지탱하는 근력이 떨어져서다. 이때 디스크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튀어나온다. 젊은층도 안심할 수 없다. 컴퓨터·스마트폰 작업으로 장시간 잘못된 자세를 취하면 척추가 미세하게 틀어진다. 만성 요통을 겪다 디스크로 악화되기 십상이다.

중기 환자에겐 수핵감압술 시행

요즘 허리디스크 치료에는 비수술 요법이 대세다. 전신마취와 긴 회복시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서다. 고주파 시술은 비수술 치료법의 선두주자다. 시술시간이 20분 내외로 짧아 예후가 좋다. 대표적인 고주파 시술법은 수핵감압술과 특수내시경술이다. 수핵감압술은 우선 병변 부위에 직경 1㎜의 특수 카테터를 집어넣는다. 여기에 고주파 열을 쏘아 튀어나온 디스크를 수축·응고시킨다. 밀려나온 디스크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통증이 감소하는 원리다. 동시에 흘러내려 터진 디스크에는 신경주사를 주입한다. 염증을 제거해 부종이 가라앉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핵감압술은 중기 디스크 환자에게 시행한다. 물리·신경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에 호전이 없을 때 시술하면 좋다. 특히 MRI(자기공명영상촬영)상 신경 손상을 동반한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돌출된 디스크 크기를 줄여 신경 압박을 해소할 수 있어서다.

최 원장은 “고주파로 디스크 내부 압력을 낮추고 이상 신경을 차단한다”며 “통증 원인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다른 부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활운동·도수치료로 재발 예방

도수치료는 시술 후 남은 잔통을 없애는 데 좋다.

고주파 특수내시경술은 수핵감압술과 척추내시경술의 장점을 섞은 시술법이다. 특징은 기존 내시경(7~8㎜)보다 작은 특수내시경(2~3㎜)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내시경을 병변에 삽입하고, 고주파로 디스크 내압을 낮춘다. 디스크가 수축·응고되면서 통증이 자연스레 사라진다. 특히 특수내시경은 상하좌우 움직임이 좋아 치료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밀려나온 디스크 양이 많거나 협착증을 동반한 환자, 만성질환자도 치료 범위에 포함된다. 최양문 대표원장은 “예전에는 허리디스크 환자의 20%가 수술을 받았지만 이제는 5% 남짓”이라며 “고주파 시술은 비수술 요법의 치료 영역을 넓힌 주역”이라고 말했다.

시술만큼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 척추뼈 주변 근육이 튼튼하지 않으면 디스크가 재발하기 쉽다. 이때 재활운동과 도수치료가 도움이 된다. 꾸준한 재활은 떨어진 근력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도수치료 역시 마찬가지다. 허리 주위의 근력을 강화해 디스크의 치료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린다. 1주일에 1~2번씩 6주간 시행하는 게 기본이다. 잔통이 오래가거나 고령환자는 최대 3개월까지 지속하기도 한다.

미니 인터뷰 강남초이스병원 최양문 대표원장

강남초이스병원 최양문 대표원장

“비수술 치료 받은 환자 만족도 높아”

허리디스크는 현대인의 고질병이다. 하지만 디스크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흔한 허리 통증으로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일쑤다. 치료법도 다양해 선택하기 어렵다. 척추 치료의 베테랑, 강남초이스병원 최양문(사진) 대표원장에게 허리디스크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들었다.

Q. 현명한 허리디스크 치료 선택법은.

A.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이 최우선이다. 숙련된 전문가와 상의해 디스크가 발생한 위치와 크기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치료법은 보존적 치료, 비수술(시술), 수술 세 가지다. 예전에는 수술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시술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시술 시간이 짧고 예후가 좋아 환자 만족도가 높다.

Q. 만성질환자가 주의해야 할 점은.

A. 당뇨병과 고혈압, 심장병 같은 만성질환자나 고령 환자는 수술 시 세균 감염에 취약하다. 합병증의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몸의 부담이 적은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좋다. 치료 후 회복 속도가 느리거나 예후가 좋지 않으면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Q. 허리디스크를 예방하는 생활습관이 있다면.

A. 오래 앉아 있지 않는 게 중요하다. 앉을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허리를 숙여 무거운 짐을 드는 것도 척추에 무리를 주는 행동이다. 하중이 실리는 자세는 가급적 피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