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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그거 뭐 … 한국도, 미국도, 일본도 뜨거운 주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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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그리스 디폴트 사태에도 불구하고 세계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2일 한국 코스닥은 전날보다 8포인트 오른 768.67, 일본 닛케이지수는 193.18포인트 오른 2만522.5로 마감했다. [뉴시스]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이틀째인 2일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전날에 이어 크게 올랐다. 코스피는 2100선에 안착했고 코스닥은 760선을 넘어서며 7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45% 오른 2107.33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매수세(996억원 순매수)에 힘입어 장중 211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12개에 달했지만 하한가로 떨어진 종목은 하나도 없었다. 전날에도 코스피지수는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14% 올랐다. 코스닥은 더욱 활황세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5% 오른 768.67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209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닥에서도 상한가 종목은 5개였지만 하한가 종목은 ‘제로(0)’였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중국을 제외하고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일본(니케이225, +0.95%)을 비롯해 싱가폴(+0.42%), 홍콩(항셍, +0.12%), 호주(+1.49%) 등 주요국의 증시가 상승했다. 다만 최근 급격한 상승으로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국(상해종합, -3.48%)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이에 앞서 미국과 유럽 증시도 큰 폭으로 올랐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8.40포인트(0.79%) 오른 1만7757.91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FTSE100 지수는 1.34% 올랐고 독일(DAX30, +2.15%), 프랑스(CAC40, +1.94%)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그리스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더욱 꼬여가고 있는데도 세계 주요국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건 시장에 퍼진 낙관론 때문이다. 그리스가 디폴트 조짐을 보이자 세계 시장은 불안감에 잠시 움찔(6월 29일)했지만 이후부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낙관론은 2011년 유로존 위기와 이번 그리스 사태는 다르다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 2011년은 유럽 전체가 재정 위기에 빠져 있어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금융위기기가 다른 국가로 전염되며 유럽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은 그리스에 촉각을 세우며 크게 출렁이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유럽국가의 재정문제는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져도 도미노처럼 번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이미 구축된 유로존의 방화벽(양적완화 등)으로 다른 국가로 금융위기가 확산할 우려가 제한적이어서 증시는 차츰 그리스 악재에 대한 내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1년엔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곳이 대부분 민간부문이었지만 지금은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 금융사 비율은 17%에 불과하다”며 “그리스 디폴트로 많은 민간 금융사가 돈을 떼여 유동성이 부족해지면 이들이 신흥국 시장에서 돈을 빼고 세계 금융시장은 흔들릴 수밖에 없지만 지금 이런 우려는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리스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경우 시장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학균 팀장은 “그리스 국민투표에 대한 찬반여론이 팽팽하다”며 “부결될 경우 독일도 그리스를 도와줄 명분이 없어 단기적으로 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teente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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