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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이현승 "해보고 싶었던 보직, 재미있을 것"

중앙일보

입력

  "마무리투수를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재미있을 것 같다."

프로야구 두산 투수 이현승(33)이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마무리투수다.

두산은 개막 후 3개월째 마무리투수를 찾고 있다. 시즌 초 윤명준을 내세웠지만 제 역할을 못하면서 집단 마무리 체제를 유지했다. 노경은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윤명준을 셋업맨으로 돌리고, 노경은이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역시 경기 막판 승부에서 무너지면서 김태형 두산 감독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김 감독은 결국 새로운 대안을 꺼냈다. 지난 21일부터 이현승-오현택 '더블 스토퍼' 체제를 가동했다. 오른손투수 오현택이 먼저 나오면 왼손투수 이현승이 뒤를 막고, 이현승이 먼저 나오면 오현택이 경기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현승은 "마무리 상황에 몇 번 나가봤지만 정식으로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은 건 처음"이라며 "내 뒤에 어떤 투수도 없다고 생각하면 부담은 되겠지만 좋은 기회같다"고 말했다. 이현승은 원래 5선발 자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20일 KIA와의 시범경기 도중 상대 타자의 타구에 손을 맞는 골절상을 당했다. 재활 기간에 허리 통증까지 겹치면서 1군에 복귀한 게 지난 9일이다. 이현승 대신 진야곱이 선발을 잘 메워주면서 이현승은 복귀 후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29일 현재 9경기에 나와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4일 SK전(5-7패), 27일 KIA전(9-4승)에서 마무리투수로 나왔지만 박빙의 승부 상황은 아니었다.

이현승은 마무리투수 역할에 기대가 컸다. 그는 "원래 하고 싶었던 보직"이라며 "선발로 나서지 못해 자책하기도 했지만 중간 계투진에 이어 마무리투수까지 새로운 역할을 하게 돼 기대된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좋아했다. 그는 스스로 마무리투수가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타자를 잘 피하지 않는다. 보통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볼넷을 주는데 난 최대한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목표도 크게 잡았다. 이현승은 "다른 선수에게 마무리투수 보직을 빼앗기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웃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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