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사업비 1조원 들여 원도심 살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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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세종시장(오른쪽)이 지난 22일 조치원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세종시]

세종시는 전국에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다. 세종시 인구는 지난 5월말 현재 18만5116명으로 지난해 말 15만8844명에서 5개월 사이 거의 3만 명이 늘었다. 지난해 말 부처 이전이 완료된 신도시 지역이 인구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대형 할인매장과 종합병원 등 신도시 자족기능도 확충되고 있다.

하지만 조치원읍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은 활기를 찾기 못하고 있다. 조치원읍 인구는 지난 5월말 현재 4만7259명으로 지난해 8월 4만8400여명에서 오히려 줄었다. 최근 세종시 청사도 조치원에서 신도시 지역인 금강 이남으로 이전했다. 조치원은 1931년 대전·광주광역시와 함께 읍으로 승격했다. 충북선 분기점으로 교통의 중심지였으나 인근에 KTX 오송역이 들어서면서 그 기능이 퇴색했다.

이 때문에 이춘희 시장은 “원도심과 신도심의 불균형 해소가 가장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27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비도 총 1조원에 달한다. 이름도 원도심을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활기찬 도시로 만들자는 뜻에서 ‘청춘조치원 프로젝트’로 했다.

이들 사업은 크게 ▶공원·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중심가 보행환경 개선▶업무시설의 원도심 유치▶문화·복지서비스 확충 등이다. 이 시장은 “신도심과의 인프라 격차를 해소하고 상권을 활성화 해 유동인구가 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주요 사업을 보면 우선 조치원읍 상리 터미널 부지에 세종고용복지 센터를 만든다. 지난달 착공한 센터는 지상 8층 규모로 183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내년 하반기에 완공된다. 여기에는 근로복지회관 등 복지서비스 기관 5개가 입주한다. 이러면 일자리와 복지서비스를 한자리에서 원스톱 제공하는 게 가능해진다. 또 한국폴리텍대학 세종교육장도 센터에 들어온다.

조치원역 인근 침산지구는 2018년까지 주거환경을 개선한다. 80억원을 들여 소방도로를 개설한다. 노후 주택을 개선하고 마을 공용 주차장도 만든다.

조치원역 앞 중앙로 일대는 분위기를 확 바꾼다. 공연 등이 가능한 청춘놀이터와 음식특화거리도 만든다. 폐공장을 활용한 창작공간과 벽화거리 등도 조성한다. 권순태 청춘조치원과장은 “주말이나 휴일 등에는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소규모 문화공연 등을 많이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조치원읍 평리에는 청소년 수련관도 건립한다. 다음달 완공돼 문을 여는 청소년 수련관에는 북카페·문화교실·동아리방·창작공방 등을 갖춘다.

임대주택과 산업단지도 건설한다. 내년 3월 착공 예정인 임대주택(행복주택)은 조치원읍 서창리 고려대 캠퍼스 인근에 450가구 규모로 짓는다. 신혼부부나 대학생 등에게 우선 제공한다. 조치원읍 북쪽 전동면 심중리에는 산업단지 2곳을 만든다. 자동차·철도 관련업체가 들어서는 신교통 산업단지(110만4000㎡)와 벤처산업단지(60만8000㎡) 등이다. 옛 세종시 청사에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미래창조과학부의 SB플라자 등이 들어선다. 이 시장은 “주택가 골목에서부터 전통시장까지 구석구석에 활기를 불어넣어 조치원읍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bh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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