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er America] 맛있는 시장과 커피에 잠 못 이루는 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시민들의 쉼터 시애틀 센터. 뒤쪽으로 보이는 높은 타워가 스페이스 니들이다.

시애틀과 시애틀 인근에는 세계적인 IT 기업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굴지의 항공 기업 보잉의 본사가 있다. 얼핏 미국에서도 최첨단을 달리는 미래형 도시일 것 같다. 실제로 시애틀은 어디든 돌아다니기 편한 대중교통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고층빌딩이 늘어선 전형적인 대도시다. 하나 여행자를 잠 못 들게 하는 건 역설적이게도 아날로그적인 요소다. 옛 멋을 오롯이 간직한 시장, 그리고 맛난 음식과 향기 그윽한 와인과 커피다.

시애틀 앞바다에서 카야킹을 즐기는 사람들.

싱싱한 생선이 펄떡펄떡 뛰는 낡은 재래시장

수산 시장에서는 날아다니는 생선을 볼 수 있다.

시중에 출시된 모든 가이드북이 ‘시애틀에서 꼭 가 봐야 할 곳’ 첫 번째로 꼽는 곳은 부둣가에 자리한 낡은 재래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1907년 농부 8명이 농산물을 팔면서 시작된 시장이 이제는 한 해에 관광객 1000만명 이상을 끄는 명소가 됐다. 시장을 대표하는 상품은 싱싱한 해산물과 농산물이다. 그렇다고 서울 가락시장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3만6421㎡ 면적의 시장에는 근사한 공예품을 파는 가게도 있고, 예술가들의 거리 공연이 끊이지 않는다. 수준 높은 음식을 내는 식당 60여 곳도 빼놓을 수 없다. 71년에 문을 연 스타벅스 1호점도 시장 바로 앞에 있다.
 
시장의 본 모습을 보고 싶다면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Pike Place Fish), 즉 수산시장으로 향해야 한다. 인부들이 온종일 카운터 너머로 생선을 던지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메인 아케이드 북동쪽에는 공예품을 파는 노점상과 중고 서점, 골동품을 파는 작은 가게가 몰려 있다.
 
시장의 맛을 꼼꼼히 느끼고 싶다면 가이드 투어에 참가하면 된다. 여러 투어가 있는데 ‘사보어 시애틀 푸드 투어(savorseattletours.com)’를 추천한다. 분홍색 우산을 든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2시간 동안 미식 투어를 즐긴다. 클램차우더, 훈제 연어, 크랩 케이크 등 20여 가지 음식을 맛본다. 주중 39.99달러, 주말 41.99달러.
 

여행자를 잠 못 들게 하는 와인과 커피

시애틀의 대표 명소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시애틀은 커피의 도시다. 스타벅스 때문만은 아니다. 캐피톨 힐(Capitol hill) 지역에 가면, 거대한 스타벅스 테이스팅 공간이 있긴 하다. 하나 커피 도시 시애틀을 떠받치는 건 수많은 독립 카페다. 특히 캐피톨 힐에 많은 독립카페가 있다. 산지에서 직접 수입한 원두를 볶아 저마다 개성 있는 맛을 자랑한다.
 
캐피톨 힐은 밤에 더 화려하다. 시애틀은 미국에서도 개방적이고 정치 성향이 진보적인 도시다. 동성애자도 많다. 바로 캐피톨 힐이 동성애자의 성지다. 밤이면 한껏 멋을 낸 게이들이 클럽과 바로 모여든다. 캐피톨 힐은 90년대 전 세계를 휩쓴 그런지 록(Grunge Rock)의 태동지이기도 하다. 지금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클럽과 바가 많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앞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

 
시애틀 근교에 명품 와인을 생산하는 농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시애틀 북동쪽,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우딘빌(Woodinville)에 와이너리 130여 개가 있다. 콜롬비아 와이너리(Columbia Winery), 샤토 생 미셸(Chateau Ste.Michelle) 등 미국에서도 이름만 대면 알아주는 유명 와이너리가 이곳에 있다. 가족이 운영하는 일부 소규모 양조장은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지만 12월 첫째 주말, ‘성 니콜라스의 날’에는 모든 와이너리가 참여하는 파티가 열린다.

여름을 달구는 맛있는 축제

그루폰 바이트 오브 시애틀
시애틀 인터내셔널 비어페스트

올여름 시애틀에서는 다양한 맛 축제가 이어진다. 7월 17~19일 시애틀센터에서는 ‘그루폰 바이트 오브 시애틀(biteofseattle.com)’ 행사가 열린다. 50개 이상의 레스토랑이 참가해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고, 지역 와인과 수제 맥주도 시음해 볼 수 있다. 시애틀 유명 셰프들이 선보이는 라이브 요리 시범무대와 요리 경연 대회도 볼 만하다.

시페어

 
7월 10~12일, 시애틀 센터에서는 ‘시애틀 인터내셔널 비어페스트(seattlebeerfest.com)’가 열린다. 세계 각지에서 물 건너온 220여 종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물론 자부심 강한 시애틀 맥주가 축제의 주인공이다. 축제 기간 내내 라이브 공연이 펼쳐져 축제 참가자들의 입과 귀를 즐겁게 해 준다. 지난달 10일 시작한 시애틀 최대 축제 ‘시페어(seafair.com)’는 8월 16일까지 계속된다. 미 해군 비행시범단의 에어쇼 등 대형 공연과 이벤트가 이어진다. 시애틀 관광청 홈페이지(visitseattle.co.kr) 참조.

글=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사진=시애틀관광청, 중앙포토

ADVERTISEMENT
ADVERTISEMENT